집에서 세상 뜨는 소망 못 이루는 까닭?

뒤늦은 암 치료, 귀가시기 놓쳐 병원서 운명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상을 떠날 때가 임박한 나이 든 환자들은 삶의 마지막 몇

개월은 자기가 살아온, 익숙한 집에서 보내고 싶어 하지만 암을 뒤늦게 발견하는

통에 병원 등에서 쓸쓸히 숨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있는 여왕의대학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죽음이 임박한

환자의 절반 이상은 집에 돌아가 말년의 몇 개월을 보내다 떠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암환자의 45%가 병원에서 죽고 소망대로 집에서 죽는 경우는 33% 안팎에 불과했다.

나머지 12.5%는 호스피스 시설에서, 8%는 말기요양시설에서 세상을 떴다.

“왜 암환자들은 응급병원에서 죽는가”라는 이번 연구에서 2007년 하반기 북아일랜드의

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695명에 대해 사망까지의 경과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해 사망자가 4150명 정도인 북아일랜드에서 암사망자는 25% 이상이다.

▽암으로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의 평균 나이는 74세, 암 진단 후 사망에 이르는

것은 평균 4개월이다. 3명중 1명은 암 진단 1개월 이내에 사망한다.

▽2007년의 경우 모든 종류의 암환자 11명 중에 1명꼴로 진단 후 1개월 내에 사망한다.

암 진단이 매우 뒤늦게 이뤄지는 것을 확인해준다.

▽대부분 뒤늦게 진단된 암은 폐암, 소화기관 암이다. 주로 나이 들고 혼자 사는

환자들에게 생긴다.  

▽병원에서 숨진 40%의 환자는 생전에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런 환자의 4분의 3은 이미 상태가 위중해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 병원에 남았어도

12.4%는 침대시설조차 쾌적하지 않았고, 4.9%는 필요한 간병프로그램이 없었고 3%는

돌봐주는 가족이 없었다.

▽1983-1992년 38.1%였던 가정 복귀 후 사망률은 2003-2007년 32.1%로 현저히

줄었다. 대신 요양소 등에서 죽는 경우가 늘었다.

▽암으로 자기 집에서 지내다 사망하는 경우는 남자이고 배우자가 있는 경우,

그리고 좀 더 젊은 환자인 경우에나 가능했다.

연구진은 “암 증세를 좀 더 일찍 간파하기 위해선 공공보건 및 요양소의 종사자들을

훈련해야 하며 죽음이 임박한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살던 집에서 마지막을 맞을 수

있게 할 사회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8일 온라인 연구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보도했다.

    윤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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