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정말 왜 사막에서 살게 됐지?”

최형선씨, 8가지 동물의 ‘아름다운 진화’발간

화석자료에 따르면 낙타는 300만 년 전과 200만 년 전까지 수 천 년 동안 오늘날

미국과 캐나다의 광활한 프레리 초원에서만 번성했다고 한다. 그러던 낙타가 왜 북아메리카

대륙을 떠나 하필 살기 힘들고 척박한 사막 언저리로 갔을까. 지금 북아메리카 대륙에

낙타는 더 이상 살지 않는다.

낙타는 기후 적응력과 양분 저장능력이 아주 빼어나다. 그러므로 굳이 먹이사슬의

경쟁자들이 우글거리는 곳에 머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다른 동물들과 먹이다툼을

벌이지 않아도 되고, 영역 다툼도 없으며, 힘센 놈이 나타나면 달아나지 않아도 되니까…한낮의

무더위, 물과 음식 부족만 견뎌내면 사막이 곧 낙타다운 담담한 삶을 누리게 하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낙타는 결국 사막으로 갔다는 것이다.

‘지구생태계 대표 동물들의 아름다운 진화이야기-살아남은 동물들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달고 재미있는 책이 나왔다. 생태학자 최형선씨가 원래부터 당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대표적인 동물 8종류의 진화이야기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부키 간)를 펴냈다.

최씨는 그동안 당연한 듯 여겨온 질문들을 던지고 답하며 독자를 생태계의 진화이야기

속으로 끌고 간다. 이를테면, 치타의 얼굴에는 표범과 달리 왜 까만 줄이 있을까,

에베레스트산을 넘는 새들의 이름은, 고래는 왜 깊은 바다로 돌아갔을까, 박쥐는

어떻게 바나나 농사를 짓는가 등이다.

저자에 따르면 고래는 원래 해안가에 살던 발굽동물이었고, 낙타는 오랜 세월

푸른 초원에서 살았으며, 캥거루는 주머니에 동시에 세가지 다른 세대 형제 새끼들을

기른다. 표범 같은 다른 고양이 과 동물이 야행성인데 비해 치타는 주행성 동물이다.

그래서 햇빛의 눈부심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고, 이 까만 선이 그런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낮 경기에 나가는 프로야구 선수가 눈 아래 까만 선을 긋는 것과 같은 이치.

저자는 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신비로운 진화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나직나직한

목소리 톤을 잃지 않는다.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도 그들만의 동화를 읽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최형선 씨는 생태학 박사로 여러 해 강의해왔으며, 현재 한국YWCA연합회 생명운동팀장이다.

‘어린이 생태학’ ‘첫걸음 동물백과’ 등을 펴냈다.

    윤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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