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비스콘, 약효의 승리? 광고의 승리?

의료계에서 ‘치고 빠지기식 광고’ 논란

위산과다 증상 완화제인 ‘개비스콘’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치고 빠지기식 과장광고’가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임신 수유 중에도 먹어도

된다”는 광고에 대해 과장광고 논란이 일자 빠른 약효를 강조하는 광고로 대체했지만

이 역시 과대광고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영국계 가정용품 생산업체인 레킷벤키저는

2009년 11월 개비스콘 시판에 나서면서 배가 불룩한 임산부의 가슴 앞에 ‘개비스콘은

임신․수유 중에도 복용 가능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넣은 광고를 했다. 안전성을 무기로

마케팅을 펼친 것. 레킷벤키저는 의학계에서 ‘과대광고’ 지적이 이어지자 올 2월

초 스스로 이 광고를 중단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이 회사가 심고 싶었던 ‘이

약은 안전하다’는 메시지는 이미 전파한 상태였다.

이 회사는 ‘임신부 안전 광고’를 내리고 2월 중순께부터 ‘속도’ 이미지를

광고 키워드로 삼았다. TV 광고에 “단 3분 만에 통증은 가라앉고 편안함은 오래간다.

전통적인 제산제와 달리, 고유의 방어층을 만들어 단 3분 만에 빠르게!”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 역시 과대광고로 보고 있다. 이 회사 스스로도

“약효가 나타나는 시점은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단서 조항을 달고

있기 때문.

시민단체에서도 이 회사의 광고행태를 꼬집고 있다. 임신 수유 중에도 마음 놓고

먹어도 될 만큼 안전하다고 하는 것, 특히 임산부들이 약물 복용을 꺼리는 것을 이용해

교묘하게 시장을 창출하는 것은 전형적인 과대광고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까지 임산부들의 입덧 방지용으로 판매되다가 부작용으로

기형아들이 양산되자 사용이 금지된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의 사례처럼 임신부의

약 복용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송미옥 회장은 “우리나라는 일반의약품 범위가 넓지만

일반의약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누구나 믿고 먹어도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이 약의 성분 중에 탄산칼슘과

탄산수소나트륨은 전신흡수가 되므로 많은 양을 복용하면 제산제 역할 이외의 약리작용을

할 수도 있다”면서 “무조건 임산부에게 안전하다고 주장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 약물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규정한 ‘안전성 카테고리

C(복용에 따른 이익보다 잠재적 부작용이 큰 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한 위장병 전문병원의 원장은 “개비스콘 성분 중 알루미늄 성분은 임신부의 상태에

따라 태아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임신부는 반드시 사전에 상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개비스콘에 함유된 인공설탕 ‘아스파탐’은 체내에서 분해돼 페닐알라닌으로

바뀌므로 페닐알라닌을 섭취하면 안 되는 유전병인 페닐케톤뇨증 환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나트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심장병 및 신장병 환자, 혈중 칼륨농도가 높아질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는 반드시 의사,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가려움증,

기관지 수축, 알레르기 쇼크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개비스콘이 단 3분 안에 복부와 가슴 쓰림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돼 있지만, 정작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의사, 약사와 상의하십시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는 문구는 희미하고 빨리 없어지게 하는 광고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약 광고로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개비스콘의 ‘광고’를 둘러 싼 논란에 대해 개비스콘의 사전광고심의를 맡은

제약협회의 광고심의위원회와 레킷벤키저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어서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 사전광고심의 업무를 담당한 대한제약협회의 김선호 홍보실장은 “레킷벤키저의

참고자료에 약 복용 후 평균 3분 안에 가슴쓰린 완화효과를 보였다고 돼 있어 ‘3분

만에 가라앉는다’는 문구를 사용토록 했다”고 말했다. 애초에 사전광고심의가 독자적인

검증절차 없이 신청사의 참고자료만 보고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레킷벤키저의 김선종 미디어팀부장은 “제약협회 심의기구로부터 ‘3분’이라는

용어를 광고에 쓸 수 있게 허가 받았다”면서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고 광고에 명시한

만큼 약효 시작 시간이 3분이 넘어도 크게 문제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미옥 회장은 “TV광고 등으로 친근한 약이라고 해도 부작용을 잘 살펴 주의해서

복용해야 하며 확신이 없으면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지혜로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ds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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