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0대 사후피임약 허용 놓고 논란

계획적인 피임할 수 있는 교육 필요

영국 웨일즈 지방에 사는 10대 소녀들은 지난 1일부터 처방전이나 부모님 동의서

없이도 자유롭게 사후피임약을 살 수 있게 됐다. 10대의 임신비율이 영국에서 가장

높은 웨일즈 지역의 청소년 임신을 막아보겠다는 웨일즈 보건당국의 방침이다.

영국 웨일즈 뿐 아니라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도 10대들은 처방이나 부모 동의 없이

살 수 있어 유럽 내에서는 오히려 이런 정책들이 소녀들의 성관계를 장려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난자를 성숙하지 않도록 해 배란을 억제하는 일반 경구피임약과 달리 사후피임약은

응급피임약이라고도 불리며 정자와 만나 수정된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되지 못하도록

하는 고용량 호르몬 요법이다. 성관계를 가진 후 24시간 이내에 사후피임약을 먹으면

피임효과가 95%나 된다.

전문가들은 약의 효과를 떠나 피임약만 제공하는 정책이 원치 않는 임신을 막는

궁극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는 “10대들에게 사후피임약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피임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후피임약은 고농도 호르몬제로 배란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 호르몬이 몸에

축적되는 것이 아닌데다 약을 먹는 데도 금기가 많지 않다. 문제는 아무 예방책 없이

약에만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최 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사후피임약을 먹으면 임신 걱정 없이 성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막연히 약을 먹는다”며 “이런 사람들은 조금만 불안하면

감기약처럼 계속 이 약을 찾아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사후피임약은 피임을 했지만 실패했을 때나 주변 상황 때문에 피임을 하지 못했을

때, 갑작스럽게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갖게 됐을 때와 같은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먹는 약이다.

최 교수는 “10대의 임신을 막기 위해 사후피임약을 자유롭게 제공하기 보다는

상담을 통해 자신이 처한 상황이 응급이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며 “올바른 피임방법을

알려줘 평소에 계획적인 피임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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