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기회 많은 사회, 남 배려할 틈 없다”

무얼 선택할까 따지느라 약자는 모른 체

살아가는데 선택기회가 많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 같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개인에게나

사회 전체로 보아 해악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저널에 실릴 예정이다.

미국 심리과학학회 공식 저널에 실릴 이 연구는 사는 데 선택기회가 너무 많으면

타인에 대해 배려하는 미덕이 줄어들고 아울러 타인을 도와주는 각종 정책에 대해

지지하는 마음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흔히 정책에 대해 토론할 때 매사를 선택의 문제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사람들이 어떤 건강보험을 선택할 것인가, 자녀를 위해 어떤 학교를

선택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콜롬비아대학교 크리쉬나 사바니

연구원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닥쳐왔을 때 사람들은 ‘왜 그 사람들은 태풍이 오는데도

거기 남기로 했지?’라고 물었지만 당시 대다수는 뉴올리안즈를 떠날 지 말지 선택한

게 아니며, 아무도 재앙이 그렇게 클 것이라고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바니 연구원은 “그곳에선 잘못된 선택을 한 사람이 많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피해자들은 사실상 선택의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나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그들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일이고 심지어 개인적으로

책임 있다고까지 생각한다.

사바니 연구원은 노스웨스턴대학 및 스탠포드 대학의 공동연구진과 더불어 선택의

기회에만 집착하면 공공정책에 관한 생각이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컨대, 실험결과

단순하게 어떤 것을 ‘선택’할 지만 집착하면 사람들은 소수자 보호정책, 에너지

비효율 차량에 대한 중과세, 폭력비디오 통제 등에 대한 정책에 대해 나 몰라라 했다.

또 다른 실험을 통해서는 사람들이 선택자체에만 매몰되면, 심장마비나 실직 등

자기에게 일어나는 나쁜 일을 남 탓으로 미루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어떤 사회가 선택의 기회가 많다는 것이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고

사회구성원들이 선택의 기회만 쳐다보면 타인과 약자에 대한 배려는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1일 보도했다.

    윤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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