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한번 촬영은 방사능 오염된 시금치 3kg

방사능 오염 우유를 3~5년 마시는 결과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원전 폭발로 인해 방사능 피폭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식품과 수돗물, 심지어 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던

입국자에게서도 방사선이 검출됐다는 뉴스도 잇따라 보도됐다. 일본 후쿠시마 인근의

우유와 시금치, 도쿄 지역의 쑥갓과 카놀라 등의 식품에서 방사성 물질이 나와 출하가

금지됐다.

그러나 일본에서 방사능에 피폭된 식품이나 공기 중의 방사능보다 몇 배나 강력한

방사능이 우리 주변생활과 가까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이 강력한 방사능은

일본 정부가 우유, 시금치 등 방사능이 검출된 식품과 비교하는데 기준으로 삼은

컴퓨터단층촬영(CT)이다.

일본에서 방사능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 지역이다. 원전에서

약 30㎞ 떨어진 지역에서 생산한 우유에서는 방사성 요오드 5200bq(베크렐)이 검출됐다.

같은 지역에서 난 시금치에서는 세슘이 기준치의 3배인 1931bq, 방사성 요오드가

기준치의 27배인 5만4000bq이나 검출됐다. 시금치로 인해 피폭되는 방사능의 양은

2.88mSv(밀리시버트)로 일반인이 1년간 자연 상태에서 노출되는 한계치인 3mSv에

가까운 양이다.

일본 도쿄도의 정수장 수돗물에서 유아의 음용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돼 도교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쿄도는 도수도국 가나마치 정수장에서 수돗물 1kg당 210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아 기준치인 100베크렐을 초과했지만

유아 이외의 기준인 300베크렐은 넘지 않았다.

후쿠시마 수돗물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나와 시민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수돗물

1㎏에서 요오드 177bq, 세슘58bq이 검출된 것. 하지만 기준치인 요오드 300bq, 세슘

200bq에는 미치지 못했다.

얼마 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방사선이 검출된 피폭자도

있었지만 이때 검출된 방사능의 양은 1μSv로, 1000분의 1mSv에 해당하는 비교적

적은 양이다.

이에 비해 CT촬영은 여러 각도에서 나오는 X선으로 신체 기관을 촬영해 상태를

가늠하는 검사이다. 가슴 X선을 찍을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0.04mSv에 그치지만

CT촬영을 하면 훨씬 더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뇌 CT촬영을 하면 0.8~5mSv의

방사능이 몸에 흡수되며 가슴 CT촬영은 7~23mSv, 복부는 10mSv 정도로 피폭량이 더

큰 편이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CT촬영을 한 번 했을 때 몸에 흡수되는 방사능은 오염된 우유

1ℓ를 마셨을 때의 8배, 오염된 시금치 1㎏을 먹었을 때의 3배에 이른다.

CT촬영은 방사능 흡수 위험이 높지만 연이어 두 번씩 CT촬영하는 병원도 적지

않아 방사능에 피폭될 위험은 더욱 커진다. 2차 병원에서 CT를 찍었지만 3차 병원인

대학병원에 가면 또다시 CT를 찍는 경우도 적지 않아 방사능으로 인한 암 발병 위험은

껑충 뛰어 오르게 된다.

고가의 건강검진도 방사능 피폭량을 늘리는 데 한 몫을 한다. 종합병원의 기본형

건강검진을 받으면 가슴CT촬영과 치과 X선까지 합쳐 약 10mSv의 피폭을 받는다. 하지만

고가형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선택에 따라 가슴CT촬영에 관상동맥CT와 복부골반CT,

PET-CT촬영까지 합쳐져 약 32~50mSv에 이르러 피폭량은 더욱 늘어난다.

이는 방사능에 오염된 우유를 3~5년 동안 마시거나 오염된 시금치를 15~25년 동안

꾸준히 먹었을 때 몸 속에 쌓이는 방사능의 양과 비슷하다.

요즘은 복부비만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고 살을 빼기 위해서 CT촬영을 권하는

곳도 있다. 피하지방이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 내장비만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 복부의 CT촬영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하는 비만클리닉도 여러 곳이다.

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성진실 교수는 “방사선은 노출될수록 몸 안에 쌓이며

유전적으로 유난히 취약한 사람이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단순히 아픈 데가

없는지 알아보려고 건강한 사람이 많은 양의 방사선에 매년 노출되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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