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슬라이드] 영상의학을 예술로 승화

강남세브란스 정태섭 교수, X선 전시회 열어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영상의학과장 정태섭 교수(57)가 파리의 미술대학의 초청을 받아 전시회를 연다. 정 교수의 작품 18점이 프랑스 파리의 AUP(American University of Paris) 대학교의 콤베 갤러리에서 이달 30일부터 한 달 동안 전시된다.

정 교수는 17년 전부터 X선,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첨단 의학 영상 기기를 이용해 사진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색으로 나타나는 영상에 색을 입히는 등 창의적인 방법으로 만들어낸 그의 작품은 영상의학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독창성으로 주목받았다.

정 교수의 사진예술은 가족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선물을 주고 싶어 X선으로 가족사진을 찍은 데서 출발했다. 그 후 정 교수는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다양한 연출을 통해 영상으로 남기기 시작해 국내에서 열린 여러 합동전시회에도 출품, 감성 있는 의사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방사선에 대해 갖고 있는 어두운 느낌을 바꾸고 싶다”며 “가장 위급한 상황의 사람들을 만나는 만큼 의사에게는 환자의 목숨을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감성’을 갖는 것이 ‘의술’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① Big Bang of Flower(꽃의 빅뱅)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꽃은 정 교수가 직접 새벽시장에 가서 꼼꼼히 살펴보고 골랐다.

② Dreaming Tulip(꿈꾸는 튤립)

정 교수는 밋밋한 흑백으로 나타나는 영상에 포토샵을 이용해 색을 입혀 생명을 불어넣는다.

③ Fall too soon(채 피지도 못하고 벌써 지는데)

정 교수의 작품은 사물의 숨어있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투명에 가까운 내면의 아름다움도 뽑아낸다.

④ it’s delicious(맛있는 귤)

X선 영상 특유의 혐오감을 없애기 위해 근육과 피부의 형태가 회색으로 나타나도록 여러 번 촬영해 합성했다. 산뜻한 귤 색감이 돋보인다.

⑤ Last Leaf of Autumn(마지막 낙엽)

가을의 붉은 단풍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섬세한 잎맥이 두드러진다.

⑥ Mottled sunshine(햇살이 아롱지는)

색감을 뺀 은행나무의 모습에서 한국화 같은 담백함이 느껴진다.

⑦ Peanut’s wisdom(땅콩의 지혜)

겉껍질을 까지 않은 땅콩 속에 아이디어를 상징하는 다양한 전구 이미지를 합성한 작품.

⑧ The cradle of wisdom(지혜의 산실)

정월대보름을 맞아 뇌와 호두의 영상을 결합한 작품. 호두 속에 정상인 뇌와 치매로 쪼그라든 뇌 등을 합성했다.

⑨ violin on the medody(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여자)

선이 가는 손, 얼굴의 형태가 필요할 때는 여성 후배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찍었다.

⑩ Wine and soul(와인과 영혼)

작품 속 모델은 대부분 정 교수 자신이다. 붉은 와인이 뼈 속까지 스며드는 듯하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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