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가짜편지, 전씨의 관계망상은?

처음보는 사람도 잘아는 것으로 인식

광주교도소 수감자인 전 모(31·왕첸첸)씨가 고(故) 장자연 씨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주장해온 ‘편지 원본’이 조작된 가짜로 밝혀지면서 전 씨가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신질환인 ‘관계망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장자연 편지 원본’들이 관계망상 장애 등 정신질환 의심이

있는 전 씨의 조작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16일 발표했다.

전 씨가 앓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관계망상은 아무 근거도 없이 주위의 모든

것이 자기와 관계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자기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망상장애 중 하나다.

관계망상은 과대망상과는 차이가 있다. 과대망상이 자신을 지나치게 위대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관계망상은 자신을 외부세계와 연결을 짓는 것이다. 타인과 관계를 전혀

갖지 않는 사람도 마치 아주 잘 아는 사람처럼 느끼는 것이 관계망상이라 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과 반건호 교수는 “예를 들어 길을 지나가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웃으면 정상인의 경우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관계망상을 가진 사람은

‘저 사람이 나를 비웃고 있다’라는 의심을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씨의 경우도 고 장자연 씨와 교류가 없었으면서 마치 매우 친밀했던 관계처럼

자신을 드러냈다. 즉 관계망상은 ‘외부와 나의 경계선이 불분명한 증상’으로 설명된다.

관계망상은 주로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하게 만든다.

관계망상의 원인은 뇌에서 신경전달 물질이 불균형하게 작용하는 생물학적 원인과

환경적인 원인으로 나뉜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는 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망상의 종류도 다양하다. 관계망상 외에도 피해망상이나 피조종 망상, 신체망상,

색정망상 등의 유형이 있다.

피해망상은 ‘누군가가 짜고 나를 해코지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보기관에서 나를 감시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부분 피해망상을 갖고 있으며 사람이 자신을 믿어 주지 않는 것에 분개하고 다른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피조종 망상은 ‘귀에 전자바늘을 넣어두고 전자 바늘을 통해 나를 조종하고 있다’는

유형을 보이고 있다. 신체 망상은 ‘내 핏속에 균이 돌아다니다가 나를 아프게 한다.

머리가 썩은 것 같다’는 등의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색정 망상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매우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망상이며 대개 상대방은 유명인이거나 주변 사람인 경우가

많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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