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도 나처럼 시험 망쳤다면 좋은 이유?

내 일이 안 되면 다른 사람 폄하해야 편해

시험을 망치거나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실패했을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도 다 똑같을 거야”라는 말로 자위해야 마음이 편하다. 이렇게 패배감을 느끼거나

위험에 닥쳤을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비하하고 끌어내림으로써 마음이 편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제프리 쉐어맨 교수팀은 학생 57명에게

창의력이 있어야 풀 수 있는 어려운 문제 12개를 줬다. 아무도 2문제 이상 맞추지

못했다. 연구진은 학생 절반에게는 그들의 형편없는 결과를 알려주고 하지만 평균

점수는 9점이라고 거짓말 해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 나머지 절반에게는 시험 점수를

나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그 다음에 연구진은 각자의 편견을 알아보는 테스트를 했다. 컴퓨터 모니터에

긍정적인 단어, 부정적인 단어, 흑인과 백인의 얼굴을 내보였다. 학생들에게 준 첫

번째 지침은 흑인 얼굴이나 부정적 단어가 나오면 ‘E’를 누르고 백인 얼굴이나

긍정적인 단어가 나오면 ‘I’를 누르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그 다음에 반대로 흑인 얼굴이나 긍정적 단어가 나오면 ‘E’, 백인얼굴이나

부정적 단어가 나오면 “I’를 각각 누르게 했다.

그 결과 자기 시험 성적 때문에 좌절감을 느낀 사람일수록 편견이 크고 공고했다.

예를 들어 ‘흑인은 부정적’이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은 흑인 얼굴과 긍정적 단어가

나올 때 같은 버튼을 누르라는 일을 더 어려워했다. 반면 ‘백인은 부정적’이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백인-긍정적 단어에 같은 버튼 누르기를 더 힘들어했다.

연구진은 “좌절감을 느끼면 기존의 편견이 더 강화되는 것은 그 감정이 더 활성화

되기 때문”이라며 “자존감이 어떤 계기로 꺾이면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리거나 이미

가지고 있던 편견을 억누르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 이사이언스뉴스 등이 25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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