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 겨울보다 봄이 더 위험

햇빛 많이 쬐고 틈틈이 산책하면 좋아

겨울에는 계절성정서증후군(SAD)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SAD는

흔히 겨울 우울증이라고 불리며 낮이 짧아지고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 발생하는 정신질환이다.

국제적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존스홉킨스 대학 신경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SAD는 햇빛이 신체의 생물학적 주기를 방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눈에는 특별히 빛에 민감한 세포가 있어 빛의 양을 감지하고 이것이

심장박동을 조율하거나 기분과 체온에 영향을 미친다.

영국의학주간지 ‘란셋(The Lancet)’에 게재된 미국 보스턴의 브리검여성병원

연구진의 연구결과도 겨울에 우울증이 높아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뇌에서 분비되는

‘행복물질’ 세로토닌의 분비는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과 관련 있는데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을 늘리면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세로토닌은 뇌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세로토닌이 모자라면 우울증과 불안증

등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이런 빛의 양의 변화를 통해 다수의 SAD환자가 겨울에는 증상을 보이고

봄이 되면 호전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가장

많이 하는 계절은 겨울이 아니라 봄이다. 2008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은 봄이었으며 여름, 가을, 겨울 순이었다.

미국 학술지 ‘일반정신의학 기록(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에 게재된

캐나다의 토론토대 니콜 프라삭리더 박사 팀의 연구에 따르면 세라토닌 양은 가을과

겨울에 낮고 봄과 여름에 높다. 뇌에 행복물질이 많이 분비되는 봄에 왜 자살률이

가장 높을까?

전문의들은 겨울에 침체돼 있던 우울증 환자들이 봄이 되면 약간의 기운을 얻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설명한다. 대체로 우울증이 가장 심각할 때보다는 증세가

조금 누그러질 때 자살이 많은 것과 원리가 같다는 설명이다. 봄에 나타나는 인체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자살충동을 부른다는 주장도 있다.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과 박용천 교수는 “원래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예민한 사람은

겨울에는 자살을 기도할 엄두도 못 내지만, 상태가 조금 호전되면서 자살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우울한 봄이 되지 않게 운동이나 활동적인

취미 활동에 흥미를 갖는 등 감정을 추스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브리검여성병원의 연구진은 전등 빛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충분한 밝기와

적절한 빛의 파장, 적합한 자외선 필터를 제공하는 전등을 사용하기를 권했다.

심리치료 전문가들은 “우울증 증상이 있다면 집과 사무실의 블라인드와 커튼을

걷어 햇빛이 잘 들도록 하고 틈날 때마다 산책을 하거나 날씨가 좋다면 밖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주위 사람 중 자살의 위험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사이버상담실(http://www.counselling.or.kr/main/main.php,

1577-0199)을 운영하고 있으며 홈페이지(http://www.counselling.or.kr/contents/sub0502.php)에서

자살 예방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국 관련단체, 병의원, 정신보건센터, 상담실을

검색할 수 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http://suicide.blutouch.net,

1577-0199), 한국생명의전화(http://www.lifeline.or.kr,

1588-9191) 에서도 자살 예방을 위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미국 가정의학회가 제시한 우울증이 의심될 때 체크해야 할 7가지 증상과

미국 응급의학협회의 린다 로렌스 박사팀이 제시한 자살충동을 느낄 때 주변 사람들이

도와야 할 6가지 수칙이다.

▽ 우울증이 의심될 때 체크해야 할 7가지 증상

△ 식욕이 변한다. 특히 단맛과 전분 등 탄수화물이 먹고 싶다.

△ 체중이 증가한다.

△ 수면시간이 증가한다.

△ 무기력하고 항상 피곤하다.

△ 불안하고 초조하며 집중력이 떨어진다.

△ 이전에 즐거워했던 것에도 흥미를 잃고, 모임에도 잘 참가하지 않는다.

△ 사회적 위치에 대한 걱정이 늘어난다.

▽ 자살충동을 느낄 때 주변 사람들이 도와야 할 6가지 수칙

△ 혼자 두지 마라. 주변에 총, 칼, 약처럼 자살에 사용될 수 있는 물건들이 방치돼

있을 땐 더욱 위험하다.

△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마라. 911(한국은 국번 없이

119)이나, 지역응급센터, 의사, 경찰, 다른 사람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다.

△ 도움을 요청하고 기다리는 동안엔 차분하게 대화를 하라. 시선을 마주하고

손을 잡고 대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자살방법 등의 자살계획을 면밀하게 세워뒀는지 대화를 통해 알아둬라.

△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상기시켜라.

△ 자살을 시도했을 땐, 즉시 앰뷸런스를 부르고 응급처치를 시도한다.

박도영 기자 catsal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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