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로 치료안된 정신분열병, 수술로 치료

공격성 없어지고 대화 집중력 높아져

공격적이고 난폭한 성향이 강해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부수는 행동이 잦아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했던 20대 한 남성이 정신질환의 수술적 치료인 ‘싸이코서저리’로 공격적

성향이 완치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이정교 교수팀과 국립서울병원 정신과 이태경, 정은기

박사팀은 구 씨의 강박성과 공격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지난 1월 20일 싸이코서저리를

시행했으며 현재 정상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싸이코서저리는 정신질환 환자를 수술적 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포르투갈의

신경외과 의사 에가스 모니스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심한 충격을 받고 돌아온 상이군인들에게

뇌수술을 시행한데서 시작됐다. 정신의학계는 싸이코서저리에 대해  원칙적인

치료법으로 아직 정립되지 않았으나 일부 특정 정신 질환에서는 수술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구 모씨(남, 27세)는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으면서 공격적 성향이 강해 가장 높은

단계의 약물 치료로도 전혀 조절되지 않았다.

구 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중학교 입학 후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환청과 환시에 시달려 입원치료 후 2002년부터 국립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구 씨는 수술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입원 직후 구 씨는 입원안내문을

찢고 몸에 있는 주사바늘을 빼 버리고 옷을 벗는 등 통제되지 못하는 행동으로 의료진을

놀라게 했다.

이정교 교수팀은 구 씨에게 전극을 부착한 바늘을 뇌의 신경섬유의 일부에 넣어

고주파 전류를 흐르게 해 목표 부위를 파괴하는 수술인 ‘뇌정위적 양측 전방 피막절개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구 씨는 공격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상대방에게 집중하며 물어보는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고 병동에서 간단한 운동을 했다.

이태경 박사는 “구 씨는 난치성 정신분열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을 최고 허용량까지

투여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던 환자였다”며 “수술 후 치료약물 용량을 절반

이하로 감소시켰음에도 수술 전 문제가 됐던 강박적 행동이나 충동조절 문제 등이

현저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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