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은 뇌가 오작동한 결과?

쥐 실험, 뇌의 시상하부가 성욕-폭력성 조절

성적 욕구와 폭력적 욕구는 뇌의 같은 부위에서 통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예술과

문학의 가장 오랜 주제인 성욕과 폭력성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한발 더 밝혀졌다.

미국 뉴욕대의 신경과학자 데이유 린 박사와 칼텍(Cal Tech)의 데이비드 앤더슨

박사는 쥐실험을 통해 성욕과 폭력성이 뇌의 같은 부위에서 제어되며 두가지 특성이

무슨 원인에선가 동시에 활성화 될 때 성폭력이 일어나는 것으로 유추했다.

연구진은 신경계의 단위로 자극과 흥분을 전달하는 뉴런이 쥐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우선 수컷 쥐의 뇌에서 식욕, 자기방어, 공격성, 성적 흥분 등을

제어하는 복내측 시상하부(VMH)에 각각의 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전극을 심었다.

그런 다음 시상하부의 뉴런이 청색광에 반응하도록 유전자를 변형시켜 연구진의 명령에

따라 활성화되게 했다.

폭력성을 관장하는 뉴런을 활성화하자 수컷 쥐는 낯선 수컷은 물론 다른 때 같으면

무시했던 거세된 쥐, 마취된 쥐, 실험실용 장갑까지 물고 뜯고 공격했다.

수컷이 처음 암컷과 마주쳤을 때 뉴런 활성화 상태면 어쨌든 공격 태세를 보였지만

일단 짝짓기가 일어난 후에는 폭력성이 누그러졌다. 대신 폭력성과 관계된 뉴런을

잠재우면 쥐는 폭력적인 행동을 멈췄다. 쥐에게서 이 세포의 유전자를 억누르면 성적

욕구가 남아있더라도 외부의 수컷을 공격하지 않았다.

린 박사와 앤더슨 박사는 “짝짓기 및 폭력과 관련된 뇌의 회로가 겹쳐있기 때문에

쥐가 암수에 관계없이 침입자에 대해 공격적 반응을 보이고 짝짓기를 위한 뉴런이

활성화되면 암컷에 대한 공격성이 억제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신경과학자 클리포드 세이퍼 박사는 “쥐는 수컷 침입자에게서

자기 영역을 뺏기지 않고 암컷 침입자와는 짝짓기를 하려는 욕구가 공존하고 이 욕구는

뇌의 회로에 함께 입력돼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상파울로대학의 신경과학자 뉴튼 칸테라스 박사는 “사람에게도 같은

회로가 있을 수 있다”면서 “복내측 시상하부 깊은 곳에 전기 자극을 주면 발작

등 방어적 행동을 보이는데, 이 부위가 폭력성과 관련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뉴런은 짝짓기를 하거나 폭력성을 드러내는 어느 한 가지 상황에서만

활성화됐지만, 일부는 상반된 이들 두가지 행동이 일어날 때 모두 활성화됐다. 이것이

성폭력범죄의 원인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앤더슨 박사는 “성폭력 범죄자들은 뇌 속의 통로가 잘못 연결되거나 오작동 했을

수 있다”며 “폭력성과 성적 충동이 서로 분리되지 않고 동시에 일어났을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연구결과가 성폭력범의 치료방법을 찾는 데 새로운

방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쳐(Nature)’지에 게재됐으며 영국 타임스지 온라인판과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9일 보도했다.

조상목 기자 bosspenny@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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