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치매 여부 진단해보세요”

차분했던 분이 불같이 화내면 치매 초기증상

명절에 오랜만에 고향을 찾으면 반갑게 맞으시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나이가 드신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설 연휴, 평소 보기 어렵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을

통해 부모님의 건강을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인성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7년 사이 약 2배 증가했으며 이 중 치매 환자는 4.5배나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성윤 교수는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치매는 초기 증상이

정상적인 노화 과정과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이 호전되거나 최소한 악화되는 데 드는 시간을 늦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매의

초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설 연휴 동안 부모님의 거동을 살펴보면 치매를 의심해야 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전에는 쉽게 화를 내지 않고 차분했던 분이

불같이 화를 내거나 전과 다른 성향을 보이면 치매 초기일 가능성이 있다”며 “부모님의

기억력 감퇴 현상이 상식선을 넘어선다면 치매를 의심해보고 가벼운 기억력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갑자기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사물을 실제보다 가깝게 보는 것이

치매의 초기 증상과 관련이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들이 발표된 바 있다.

일단 치매가 의심되면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을 찾아 MRI 검사 등 치매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각 지역의 보건소에서는 치매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으니 보건소와

연계된 거점병원에서 무료로 치매진단검사와 선별검사 등의 조기검진을 받을 수도

있다.

잘 알려진 치매 예방책으로는 수공예, 독서, 컴퓨터 게임 등 손과 머리를 쓰는

취미를 갖는 것이 있다. 일주일에 10km 이상 걷거나 수영, 자전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몸이 건강해질 뿐 아니라 치매가 오는 것을 막아준다.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누고 포도 등 자주색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권장할 만 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 김상윤 교수가 권하는 한국형 치매 선별검사법(KDSQ)

△ 오늘이 몇 월이고, 무슨 요일인지를 잘 모른다.

△ 자기가 놓아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

△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 약속을 하고서 잊어버린다

△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 물건이나 사람의 이름을 대기가 힘들어 머뭇거린다

△ 대화 중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반복해서 물어본다

△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 예전에 비해서 물건 값이나 거스름돈 계산을 못 한다

△ 예전에 비해 성격이 변했다

△ 이전에 잘 다루던 세탁기, 전기밥솥, 경운기 등의 사용이 서툴러졌다

△ 예전에 비해 방이나 집안의 정리 정돈을 잘 하지 못한다

△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옷을 선택해 입지 못한다

△ 신체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혼자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목적지에 가기 힘들다

△ 내복이나 옷이 더러워져도 갈아입지 않으려고 한다

각 항목 당 전혀 아니면 0점, 가끔 그렇다면 1점, 자주 그렇다면 2점을 매기고

합계가 6점 이상이면 치매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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