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완서 데려간 ‘담낭암’이란?

외과수술이 유일한 방법, 주기적 검사필요

‘한국 문단의 큰 별’인 소설가 박완서 씨가 지난해 9월부터 담낭암으로 투병 중이다

22일 아침 향년 8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담낭암은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오른쪽 윗배에 느껴지는

복통 △피부와 눈 흰자위의 황달 △갈색 소변 △피부 가려움 △회색변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

담낭(쓸개)은 간에서 분비돼 소화를 돕는 쓸개즙을 일시적으로 저장, 농축하는

역할을 하는 장기로, 담낭암의 발병률은 전체 암 가운데 8위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조기 진단이 어렵고 일단 발병하면 전이되기 쉬워 위험하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2~3배 많이 나타나고 60대 발병률이 가장 높다.

담낭은 다른 장기들에 둘러 싸여 있고,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을 뿐더러 다른

소화기계에 장애가 있을 때 생기는 증상들과 비슷해 증상이 나타난 뒤 진단을 받으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다른 암과는 달리 조직 검사가 불가능해 방사선 검사에서

담낭암이 의심되면 조직 검사 과정 없이 곧바로 수술 등의 치료를 하는 때도 있다.

담낭암은 환경이나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외국에서는 대부분

담석 때문에 많이 생기지만 우리나라는 환자의 30% 정도에서만 담석이 발견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김창덕 교수는 “담낭에 용종이 생기면 이것이 커져서

암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낭용종이란 담석을 제외하고 담낭 안에 돌출되는

모든 종류의 혹을 말한다.

담낭암의 치료는 외과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다. 병을 발견했을 때는 대부분 이미

진행이 많이 된 상태기 때문에 주변으로 전이돼 절제가 불가능할 때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담즙을 빼내기 위한 수술을 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조기에 발견하면 담낭을 떼어내도 생활에 지장이 없다”며 “전이가

심해지면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것이지 암이 담낭을 벗어나지만 않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항암치료를 받더라도 받지 않았을 때보다 5개월 정도 생명이

연장되는 정도이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증상이 없어도 특히 40세

이후로는 1년에 한 번씩 담낭의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담석증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점검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담낭은 간과 붙어있고 담낭벽이 굉장히 얇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간이나 다른 장기로 쉽게 전이되기 쉽다”며 “조기진단 시 쓸개만 떼어내면 생활에

지장이 없지만,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증상이 나타나면 생존률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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