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자세로 앉는 사람이 문제 잘 푼다

팔은 펼치고, 의자에 기대는 등 개방적인 자세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대할 때 팔을 펼치거나 무릎을 꼬고 앉아 있을 경우 거만한

태도라고  매도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사실 이렇게 앉는 자세는 절로 드러나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앉을 때 팔을 펼치고 다리를 꼬는 ‘개방된 자세(expansive positions)’를 취하는

사람이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고 다리를 떠는 ‘위축된 자세(constricted

positions)’를 취하는 사람보다 자신감, 추상적 사고력, 실행력이 더 좋다는 것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리 후앙 박사과정 연구원 등은 55~77명을 대상으로 평소의

앉는 자세와 자신감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3가지 실험을 했다. 실험 모두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앉을 때 개방된 자세와 위축된 자세를 각각 취하게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사람들에게 7개의 단어를 제시한 뒤 그 뒤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를 말하는 단어완성 게임을 했다. 마지막으로 떠올리는 단어가

오직 힘 또는 권력과 관계되었을 때만 점수를 줬는데 개방된 자세를 취했던 사람들이

훨씬 점수가 높았다.

두 번째로 사람들에게 블랙잭 게임을 하게 한 뒤 카드를 한 장 더 받을지 말지를

묻고, 한편으론 조각난 그림들을 보여준 뒤 숨겨진 물체가 무엇인지 맞혀보도록 했다.

카드를 한 장 더 받는 것은 실행력이 있다는 걸, 숨겨진 물체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은 추상적 사고력이 있음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개방된 자세를 취했던 사람들이

실행력과 추상적 사고력이 월등했다.

세 번째 실험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사람들에게 △비행기 사고를

목격하게 됐을 때 그 자리를 뜰 것인지, 즉시 도울 것인지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간

사람 석방 운동에 즉시 참여할 지 여부 등을 선택하도록 했다. 개방적 자세를 취했던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자기 소신에 따른 선택을 했다.

이전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신감 있어 보이는 자세는 내분비계 기능도 변하게 만든다.

개방된 자세를 취한 남녀모두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줄어들었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에이미 쿠디 교수는 “사람들은 사회나 조직에서 맡는

역할에 따라  권력에 대해서 생각하는데 앉는 자세는 권력에 대한 마음가짐을

드러내는 단순한 태도”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됐으며 미국 건강웹진

헬스데이,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14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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