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 슈퍼판매, 편의냐 안정성이냐

제약사, 제품 라이프사이클 줄어들까 조바심

“슈퍼나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는 곳이 있어서 일반의약품을 슈퍼에서 팔면

이용하기 쉬울 것 같아요.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동현, 25, 서울대 대학원 재학)

“약은 잘못 복용하면 일반의약품이라도 큰 문제를 갖고 올 수 있잖아요. 일반의약품을

슈퍼에서 팔게 되면 접근이 쉬워져 그만큼 위험도도 높아질 것 같은데요” (유지선,

25, 금융회사 사원)

일반의약품의 슈퍼나 편의점 판매에 대한 논의가 불붙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찬반 의견만 분분하다.

소비자보호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개원의협의회, 전의총 등 의료계와 시민단체와

환자단체 그리고 일반 국민의 70%가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에 대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야간이나 공휴일에 약국이 문을 닫아 일반의약품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슈퍼에서의 판매를 지지하고 있다.

실제 소매점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이런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편의점 미니스톱

창선점의 나순화(여, 45) 매니저는 “하루에 2~3명 정도 두통약이나 진통제를 찾는

경우가 있다”며 “게보린, 타이레놀 등 일반의약품을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되면 매출도 오르고 소비자들도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사회는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 기획실 민대식 부장은 “일반의약품이라

할지라도 100% 안전한 약품은 없기에 약국 이외의 곳에서 판매한다면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의 편의성 논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민대식 부장은 “국내 약국

수는 세계적으로도 많은 수인 2만개 이상으로 편의성을 충분히 만족시킨다”며 “연중무휴

약국이 3300개, 5분의 1 이상의 약국이 당번 약국으로 일요일이든 명절연휴든 열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은 일반의약품이 슈퍼에서 판매되면 매출에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제적 이익 측면에서 전체적인

파이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제약사마다 마케팅 포인트와 새로운

유통망을 뚫어야 한다는 점에 있어 희비가 교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우려 섞인 예상도 나왔다. 제약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약국에서 판매했던

의약품은 구입에 제한이 있어 30년 이상도 팔리는 긴 수명이라는 장점이 있었는데

슈퍼에서 판매 되면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손인규 기자 iks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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