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투자한 을지병원은 ‘빚덩이 병원’?

2009년말 부채가 자기자본금의 3배 육박

연합뉴스TV에 대규모 투자를 한 의료법인 을지병원이 병원치고는 이례적으로 부채비율이

자기 자본금의 3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이라도

기본자산을 흔들지 않는 보통자산이라면 영리법인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정부의 설명이

군색하게 됐다. ‘빚덩이 병원’이 투자 위험성이 높은 보도뉴스채널 방송사업에

출자하면 재정의 건전성을 통째로 흔들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건강의료 포털 코메디닷컴이 단독 확보한 ‘을지병원 신용분석보고서’ 등에 따르면

을지병원은 지난 2009년 12월31일 현재 1182억 7700만 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을지병원의 자본금 147억900만원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을 합한 자본총계 437억7200만원에 비해 부채 규모가 훨씬 큰 것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대학병원은 보통 부채가 거의 없으며 주인이 있는 병원도

부채가 100%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며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병원이 거액을 방송사에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의 관계자는 “병원은 대부분 ‘자급자족’하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단기성과를 위해 거액을 차입해서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을지병원은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을지병원 재무제표에 따르면 을지병원의 재무안정성을 보여주는 자기자본비율은

2007년말 37.3%에서, 2008년말 29.0%, 그리고 2009년엔 27%로 낮아졌다. 안정적인

자기자본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

반면 부채비율은 2007년 말 168.1%였지만, 2008년 말엔 244.9%로 높아진 뒤 2009년에는

270.2%로 더 높아졌다. 부채비율이 급속히 늘어나며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

부채규모는 2007년 말 589억200만원 이었고, 2008년 말에는 948억300만원이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자기자본 비율은 낮아지고 부채비율이 급증하는 등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의료법인인 을지병원이 갑자기 웬 방송사업 투자냐?”라고 의아해하고

있다.

신용분석보고서에서도 을지병원에 대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양호한 편이나

투자활동 및 자금조달과 관련한 현금흐름은 충분치 못한 기업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이와 함께 “을지병원의 차입금 보유 현황 및 연간이자지급액 등을 고려하여

투자능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분석보고서가 을지병원의 현금 조달능력과 내부 투자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병원의 재무상태에 관한 기초 자료조사 조차

하지 않고 보도채널의 연합뉴스TV의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신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67년 설립된 을지병원은 산업분류가 종합병원이고

주요상품으로는 종합병원과 장의사로 되어 있다. 주거래은행은 신한은행이고 금융리스부채를

포함해 총 차입금은 2009년 말 현재 350억 원이다.

이와 관련 을지병원측은 재무제표의 공개 등에 대해서는 난색을 보이며

자료 공개를 꺼려했지만 뒤늦게 코메디닷컴에 자료를 보내왔다.

을지병원 관계자는 “을지병원의 총 자산은 1620억 4896만 607원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총 부채 1182억 7683만 7019원 가운데 의료발전준비금 318억

4161만 6047원, 고유목적준비금 134억 6225만 6802원은 충당금성으로 실질적인 부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순부채는 729억 7296만 4170원이고 자기자본은

890억 7599만 6437원이다”고 덧붙였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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