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소통에 능한 의사가 참다운 의사”

임기 끝나는 의료커뮤니케이션 학회 임인석 회장

“사람 사는데 소통(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죠. 학문적 욕구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의사가 되려면 환자의 처지에서 접근하는 소통의 기본, 즉 공감과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제2대 임인석 회장(중앙대 용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이

후임이 정해지는 대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임 회장은 “환자와 소통해야 하는 기본

커뮤니케이션을 굳이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 현실이 낯설기도 하겠지만 의사이기

위한 기초 작업은 대학에서 교육을 통해서라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의사는 윤리적 도덕적으로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 그러려면 환자의 처지에서 배려하고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라는 것이 임회장의 생각.

임 회장은 초등학교 때 홍역을 치른 딸을 보면서 의사와 환자의 소통이 중요하고

소중한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어느 날 열이 펄펄 끓고 목이 부어 임 회장은

편도선염이라고 진단하고 치료 했다. 그러나 딸의 열이 좀처럼 식지 않았다. 이비인후과에

데리고 갔더니 딸을 진찰한 의사는 단번에 “애가 홍역하네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임 회장은 홍역의 전형적 증상인 양쪽 볼 안의 하얀 점막을 발견하지도 못했고, 딸에게

묻지도 않았다.

“우리 아빠도 의산데…” 그러나 딸을 나중에 진찰한 그 의사는 “아빠가 바쁘셔서

못 보셨나봐요”라고 했다. 소아과 의사인데도 딸이 어째서 아픈지 집어내지 못했던

임 회장은 딸에게는 미안했고, 그 의사에게는 고마웠다. 의사가 환자에게 어떻게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환자는 물론 보호자와도 신뢰를 쌓을 수 있다. 또 그것은

곧바로 치료 효과로 이어진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 질병을 사이에 둔 소통의 문제를 학술적인 단계로 끌어올린

것이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다. 임인석 회장은 2006년 출범한 이 학회의 창립

멤버이며 제2대 회장 임기 끝자락에 서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환자와 의료인의 관계라 하면 환자와 간호사의 대화로 인식하는

수준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임 회장은 “환자들도 의학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지는 등 환경이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의사가 설명해주지 않으면 환자들은 입 다물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관계일수록 의사가 환자 처지에서 이해하고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커뮤니케이션 과목을 아시아 최초로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에 도입해

정착시켰다. 그는 “의사로서 환자를 대하게 되는 상황 그자체가 실기 시험이어서

국가고시를 치르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혼란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표준화

환자를 대상으로 실기시험 준비를 충실히 하면 어려운 시험이 아니며 오히려 진정한

의사로서 환자 앞에 서는 자세를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학회가 마주 한 문제는 학술적으로 아직 탄탄하게 세워진 분야가 아니라 적절한

교재가 부족하다는 것.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에게 커뮤니케이션을 꼭 가르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겼고 관련 과목들이 개설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 의료커뮤니케이션

학회는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와 공동으로 ‘의학면담’ 교재를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중 나올 예정이다.

임 회장은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를 함께 만나게 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특성

때문에 소통(커뮤니케이션)의 문제에 남 다른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의사가 환자의

처지에서 접근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환자도 의사와 잘 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으면

하고 희망했다.

그는 “3시간 기다려 3분 진료 받는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나라 진료 현장에서는

시간 제약이 크다”며 “짧은 시간에 원활하게 소통하려면 환자들도 미리 궁금한

점을 메모해 오거나 다른 병원에서 검사 처방받은 기록을 적어오는 성의가 있었으면

싶다”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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