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먹고 담배피면 진짜 졸립다

안전한 약도 잘못 먹으면 부작용 초래

신년회자리에서 과음하고 다음날 사무실에서 끔찍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는 직장인

A씨. 빨리 숙취를 깨고 싶어 고민하다 타이레놀을 삼켰다. 타이레놀은 머리가 아플

때 먹는 약이니 숙취로 아픈 머리도 낫게 해줄 것이라는 것이 A씨의 생각. 예상대로

A씨의 숙취는 점점 사라졌고 가뿐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숙취해소에는 정말

타이레놀이 좋을까?

일반의약품은 의사의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약이다. 하지만 잘못

알고 먹으면 안 먹는 것보다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의약품을 안전하게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가에게 물었다.

▽ 숙취해소엔 타이레놀을 먹어라?

타이레놀에는 진통과 해열작용을 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이 성분은 허용된 용량보다 많이 복용하거나 약을 먹는 중에 술을 마시면 간 손상의

위험이 크다. 미국식품의약국은 2009년 아세트아미노펜 제제가 간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경고문을 제품 라벨에 포함하도록 했다. 타이레놀 본사에서도

“만약 하루에 3잔 이상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의사와 상담 후 약 복용을 결정하라”고

경고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모든 약은 술과 함께 먹으면 몸에 나쁘다”며 “타이레놀은

특히 간에 치명적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양배추나 양상추, 탄수화물과 같이 먹으면 좋지 않다. 양배추나

양상추에 들어있는 성분이 간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대사하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소변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탄수화물도 약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아세트아미노펜은 밥이나 빵을 먹고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에 먹는 것이 좋다.

▽ 비타민C는 빈속에 먹어도 된다?

비타민은 사람의 몸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거나 만들어져도 그 양이 너무 적어

반드시 식품 등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특히 칼슘제를 먹는 사람은 흡수를

돕기 위해 비타민을 꼭 먹는 것이 좋다.

제약사 관계자는 “비타민 중에서도 비타민B와 비타민C는 빈속에 먹으면 너무

빠르게 흡수돼 소변으로 그냥 배출될 수 있다”며 “특히 비타민C는 산성이기 때문에

빈속에 그냥 먹으면 위가 쓰릴 수 있어 위가 약하거나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식후에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건강한 사람은 비타민C를 하루에 4~15g 먹으라고 권장한다. 그러나 이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필요한 양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권장 섭취량을 말하기 어렵다.

비타민C를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는데 미국의 의사 로버트 캐스카트 박사는

‘설사를 일으키지 않는 최대 용량’이 적절한 복용량이라고 하기도 한다.

▽ 감기약 먹고 담배피우지 마라?

감기약에는 주로 항히스타민과 카페인이 함께 들어있다. 항히스타민은 코 염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을 억제하는 물질인데 졸음이 오는 부작용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정신을 깨우고 피로를 줄이는 카페인 성분도 함께 들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카페인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을 먹고 담배를 피우면 체내에서

담배의 독성과 함께 카페인이 함께 배출되면서 비흡연자보다 더 졸릴 수 있다.

감기 때문에 아프다는 이유로 감기약과 함께 다른 진통제를 먹는 것도 나쁘다.

세브란스병원 약제과 관계자는 “감기약 자체에 이미 진통 성분이 들어있다”며 “증상에

따라 약이 다른데 무턱대고 추가로 다른 약을 먹으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감기약을 먹고 술을 마시는 것도 위험하다. 위염 등의 위장장애나 위장출혈, 간

손상, 저혈`압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약을 먹은 후 30분~2시간 사이에

가장 약 흡수율이 높으므로 이 때 술을 마시면 부작용이 나타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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