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턱 쏜 고대생, 2차는 막걸리인 까닭?

美 의학자 “자기 정체성 확인하기 위해서”

채식주의자인 A씨는 성탄절 이브에 남자 친구를 위해 호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사줬다. 그는 왠지 찝찔한 마음에 언짢아하다가 귀가 길에 동네 슈퍼마켓에 들러

채소를 듬뿍 사고 기분이 풀렸다. A씨처럼 누군가에게 자신의 평소 생각에 반하는

선물을 하면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재확인할 수 있는 물건을 사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평소 술은 막걸리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고려대 학생 B씨가 연세대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맥주를 사주고 나서 혼자서라도 막걸리를 마셔야 마음이 편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교 몰건 워드 교수팀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와

텍사스 A&M대학교 학생들에게 선물목록을 주고 어떤 선물을 고를지 상상하게

했다. 선물을 받을 사람은 자신과 같은 학교나 라이벌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이었다.

각 선물들에는 학교의 상징이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

연구 결과 자신의 정체성과는 다른 라이벌 대학교에 다니는 사람을 위해 선물을

살 때 △입술을 물어뜯고 △시선이 불안정했으며 △팔짱을 끼고 안절부절못하는 등의

행동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선물을 산 뒤 학교 상징이 박혀있는 비싼 은색 펜과 싼 플라스틱 펜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 결과 자신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람을 위해서 선물을

샀을 때는 비싼 은색펜을 사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했다. 반면 라이벌

학교에 다니는 사람을 위해서 선물을 샀을 때는 자기 정체성을 재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자기 학교의 로고가 박힌 싼 플라스틱 펜을 더 많이 샀다.

연구진은 “만약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 받는 사람이 나와 취향이 맞거나 비슷한

사람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자신과 취향이 반대라면 불편함을 겪게

되고 다른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불편한 마음에 보상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소비자 연구 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최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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