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 수술법, 윤리적으로 문제 있다”

한국의료윤리학회, 신의료기술-의료윤리 토론회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카바(CARVAR,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

수술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개발자의 이해상충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없음 △환자-시험참여자 보호미흡 등 윤리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의료윤리학회는 17일 오후 1시 연세의료원 종합관에서 ‘신의료기술 개발의

의료윤리 쟁점 토론회’를 열고 카바 수술과 같은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이나 유효성

검증에만 주목하고 있지만 윤리적인 면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바 수술은 윤리적인 면을 고려해야 할 대표적인 예로 거론됐다. 즉, 송명근

교수가 1997~2004년 수술 결과를 쓴 유럽흉부외과학회지(2006) 논문에는 IRB 승인을

받았다고 돼 있지만 이 연구는 2004년 2월 당시 재직중이던 서울아산병원 윤리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을 뿐이라는 것. 송교수는 2004년 2월 이전의 환자는 IRB 승인

없이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또 의사, 연구자가 환자-시험참여자에게 신의료기술을 적용할 때는 충분한 정보를

주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박재현 교수는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에서 어떤 경우라도 환자-시험참여자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는 없다”며

“의사나 연구자는 환자 및 시험참여자에게 충분한 근거를 알려준 뒤 수술이나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논란의 근본 문제는 개발자의 ‘이해상충’에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명근 교수는 카바 수술에 사용되는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사이언시티에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자가 직접적인 수익과 연관되면서 윤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

박재현 교수는 “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를 끼치지 말라는 원칙”이라며

“아무리 큰 이익을 줄 수 있어도 한사람에게라도 환자에게 해를 준다면 윤리적으로

인정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가톨릭 의대 최보문 교수는 “인센티브 없이 과학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발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인센티브는 있어야 하지만 대신 개발자와 투자자가 서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손영수 교수는 “황우석 사태 이후 생명윤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최근 신의료 기술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명예를 얻고 생명윤리법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의료기술은 발전하더라도 그 기술이 한명이라도 소외시키거나

피해를 주는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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