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뉴스]사전의료의향서, 당하는 것 아닌 맞이하는 죽음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죽도록 도와 달라”

언제 나에게 닥칠지 모르는 의사표시불능상태에 대비해 미리 “내게는 불필요한

생명연장치료를 하지말라”는 뜻을 밝혀두자는 취지의 운동이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15일 시작됐다.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를 겸한 이날

사전의료의향서 쓰기 행사는 한국골든에이지포럼과 각당복지재단이 주최하고, 이

병원 생명윤리정책센터가 주관했다.

5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고 암과 싸워온 칠순의 한충길 씨. 한씨는 자기가 죽으면

육신을 의료연구를 위해 기증한다는 서약서를 써 두었다. 현재 서울방송예술종합학교에서

순수 자원봉사 교감선생님으로 남은 생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의사표시 불능상태에

빠졌을 때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사전의료의향서를 쓰고

변호사의 공증도 받았다.

한 씨는 “암 수술을 받기도 했고, (어느 순간) 어떤 일로 죽게 될지 모르지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자는 게 저의 소신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전의료의향서는 환자의 분명한 뜻을 미리 서면을 통해 남기는 공적문서이다.

분명한 뜻을 밝힐 수 있을 때,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해달라는 부탁이기도 하다.

자필로 쓴 사전의료의향서는 환자의 상태가 더 이상 연명치료가 의미 없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섰을 때 법적 효력을 발휘한다.

가족과 의료진은 미리 작성된 사전의료지향서를 바탕으로 치료방법과 내용을 결정한다.

이러한 의향서가 우리 사회에 관행으로 자리잡으면 환자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존중받게 된다. 또 불필요한 연명치료가 가져오는 막대한 치료비용,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손명세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장은 “자기 뜻을 분명히 밝혀놓음으로써 이제는

(나의)죽음을 어떻게 가꾸어 가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신상진, 김세연 의원이 각각 낸 연명치료 중단 관련 법안들은 각각

국회에 계류 중이다. 두 의원의 ‘존엄사법’과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권리에 관한 법률’은 죽음을 앞둔 환자가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와 원치 않는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찾아 준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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