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전공 중 꼴찌, 비뇨기과 지원 미달, 왜?

불투명한 미래 걱정, 학회는 “정원 더 줄여야”

올해도 일부 과에만 전공의(레지던트)들의 지원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비뇨기과는 불투명한 앞날에 대한 걱정을 반영해 작년부터 지원자가 격감하고 있다.

1일 마감한 전국 종합병원 전공의 지원 현황에 따르면 정신과 피부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에 지원자가 몰린 반면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에는 지원자가

부족한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전공의는 의사 면허를 따고 1년 인턴을 마친 젊은 의사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3~4년 동안 수련하는 제도다. 전국적으로 인턴 정원이 3800여명이고 전공의 모집

정원이 4060여명이어서 산술적으로 전공의 경쟁률은 평균 1:1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과에만 지원자가 몰리고 일부 과는 관심조차 받지 못한다.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그다지 기피가 심하지 않았던 비뇨기과에 지원자가 격감한

것. 비뇨기과는 전체 93명 정원에 39명만 지원해 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도 레지던트 1년차 전문과목별 지원 26개 과 중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비뇨기과는 작년에도 전체 정원 121명 중 90명만이 지원해 전공의 지원율이 74%에

그쳤었다. 올해 정원을 줄였는데도 지원자가 더 줄어든 것이다.

대형병원의 비뇨기과도 마찬가지다. 빅5 병원 중에서도 서울아산병원만 정원을

채웠을 뿐 다른 4개 병원은 모두 미달 사태가 났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은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렇게 젊은 의사들이 전공의를 선택하면서 비뇨기과를 기피하게 된 것은 수련과정이

힘들고 개원을 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곽철 교수는 “비뇨기과는 외과 계열로 수술이 많고 편한

것을 좋아하는 요즘 젊은 의사들에게 매력이 덜한 것 같다”며 “비뇨기과 개원가의

환경이 갈수록 어렵다는 소문이 돌면서 앞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지원자가 줄어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정원을 더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철 교수는 “학회에서도

정원 감축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은 비뇨기과가 힘들지만 몇 년 뒤

전공의가 부족하면 지원자는 다시 늘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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