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병 군 면제, 연기활동은 무난하다?

20대 남성에게 많고 직장생활 가능은 극소수

‘정신분열병 탤런트’ ‘정신분열병 군면제’ 등의 검색어로 각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고 있는 탤런트 박해진 씨의 병역비리 문제가 연평도 포격사태와

묘하게 맞물려 확산되고 있다. 20대 중반의 박 씨는 2003년과 2004년 신경정신과를

오가며 정신분열병과 관련한 치료를 받았고 이때의 병력을 토대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씨는 정신분열병을 이유로 장기간 약물처방을 받았고

이를 근거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예인이

되기 전 2002년 폐질환으로 재검판정을 받았고 2003년 6월 경북대학병원에서 우울증

및 대인기피증으로 치료를 받았다”며 “2005년 11월까지 계속된 치료로 합법적인

군 면제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26일 “당시 박 씨의 병명이 정신분열병은 아니고 ‘사회적 위축, 의욕상실’ 등의

증상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박씨의 병역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기에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재수사 불가능 입장을 밝히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재수사 가능여부를 내비치고 있는 상태.

네티즌들의 궁금증은 “과연 박씨가 정신분열병으로 진단돼 병역을 면제받을 정도로

심각한 질환상태를 어떻게 단기간에 극복하고 활발한 연예계 생활을 할 수 있었겠나”하는

것이다.

국방부령 징병신체검사 등 규칙에 따르면 정신분열병 환자는 정신분열병으로 진단을

받기만 해도 군 면제를 받게 된다. 정신분열병 과거력이 있거나 현재 그 증상이 있는

사람은 5급, 증상이 더 심하고 앞으로 일정기간 관찰이 필요한 경우는 7급 판정이

내려진다. 5급 이상은 군 면제이다. 네티즌은 박 씨의 병명이 정신분열병이 아니었다면

병역법상 면제 사유로 제시된 병명은 무엇이었을까 궁금증을 내비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신분열병 진단을 받고 드라마 및 예능 활동을 하려면 치료가 아주

잘된 경우에만 가능하다. 경희의료원 정신과 김종우 교수는 “정신분열병은 병의

경과나 예후의 개인차가 심한 병”이라고 말했다. 즉, 치료를 했을 때 3분의1 정도는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그 중에서도 30~40%만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다는

것이다.

3분의1 정도는 치료를 해도 계속 상황이 나빠지며 나머지 3분의1은 부분적인 증상이

남아있으면서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닌 그룹이 된다는 설명이다.

정신분열병은 조울증 등과도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쉽지 않다. 정신분열병의 초기

상태를 조울증으로 오인할 수도 있고, 심한 우울증을 정신분열병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하규섭 교수는 “조울증 환자도 환청을 종종 경험하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정신분열병으로 오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신분열병은 생각,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서 광범위하게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이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망상과 환각 같은

양성 증상 △하루 종일 가면을 쓴 것 같이 무표정하게 있거나, 사람들이 박장대소하는

개그 프로를 보면서도 오히려 눈물을 흘리는 등 상황에 맞지 않는 감정을 보이는

음성 증상이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강도형 교수는 “정신분열병은 15~25세 남성, 25~35세 여성에게

많이 생기는데 우울증, 무력감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정신분열병 잠복기가 아닌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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