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정 줄기세포 주사’ 논란 2라운드

알앤엘 국감 반박 기자회견에 환자들 재반박

국정감사에서 국내 바이오회사인 알앤엘바이오(RNL BIO)의 주선으로 해외 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한국인 환자가 잇따라 사망하거나 암에 걸렸다는 지적에 대해

해당 업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이에 대해 환자 측이 또 반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 측은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법이며 부작용 사례는 줄기세포 주사제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피해자 및 가족들은 본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와 이 회사가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환자에게 무차별로 적용한 뒤 부작용이 잇따르는데도 무책임한

반응을 보인다고 반박했다.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줄기세포 주사제 관련 사망자가 또다시 공개된 것과 관련,

알앤엘바이오는 26일 11시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주사제의

안전성을 주장했다. 이 회사 라정찬 대표는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자가줄기세포

치료는 안전하고 이로 인해 사망 또는 암에 걸렸다는 일부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보건복지부 종합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알앤엘바이오가 배양한

줄기세포 주사제로 일본 또는 중국에 가서 치료 받은 환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악성 림프종양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라 대표는 “우리가 주입하는 지방줄기세포는 암 논란을 일으킨 배아줄기세포와는

다르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지방줄기세포는 독성을 일으키지 않으며 암을 발생시키지도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미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을

검증 받았고 척추손상 환자, 관절염 환자들이 줄기세포치료로 새 삶을 얻게 됐다”고

주장했다.

줄기세포치료제를 맞고 일본에서 사망한 사례와 관련, 라 대표는 “고령의 몸으로

쇠약한 상태인데도 무리하게 시술을 원하다 심장마비 증세로 사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암에 걸린 사람도 원래 암세포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줄기세포

주사제 때문에 암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승용 의원실은 “식품의약청안전청에서 조사를 한다고 했으니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알앤엘바이오와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옌지(延吉)에서

줄기세포주사를 맞고 얼마 후에 비호치킨 악성 림프종양에 걸린 박 모씨(51.여)는

본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와 “줄기세포주사를 맞은 뒤 건강하던 몸에 종양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주사제를 맞은 후 쓰러진 뒤 귀국해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전 모씨의

아들도 본사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아버지는 지난 해 7월 1600여 만 원을 내고 처음

주사를 맞은 뒤 난데없이 식은땀이 나고 몸에 열이 났다”며 “10월 두 번째 주사를

맞은 뒤 폐혈관 3개가 모두 막혔다는 어이없는 진단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알앤엘바이오는 환자 유치방법이 다단계 영업 방식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씨는 “건강하던 제가 먼저 줄기세포주사를 맞은 이유도 이 회사에서

코디로 일하던 내가 먼저 써봐야 한다는 회사 권유 때문이었다”면서 “코디로 2개월

동안 일하면서 숨진 전 모 씨 등 주변 사람을 소개해주고 대가로 돈을 받았는데 이것이

다단계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식약청은 알앤엘바이오의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회사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식약청 바이오의약품정책과 관계자는 “알앤엘바이오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안전성을 입증 받은 것은 아니다”며 “그들이 내놓은

연구결과들도 현시점 연구 단계의 입증일 뿐 상반되는 결과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줄기세포치료법을 허가한 경우는 세계 어느 나라도 없다”며

“일본과 중국도 주사제 투여를 의료기술로 인정하는 것은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이

간절하게 원할 경우 위험을 안고서 치료 기회를 허용하는 것이지 안전하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사망한 전 씨 사건을 조사한 서울경찰청 담당형사는 “당시 사건

조사를 철저히 하지 못했고 이후 어느 쪽으로 넘어갔는지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지

못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경찰청 담당자들이 본사를 방문까지 해서

사건의 전말을 문의하고 조사에 적극성을 띤 바 있어 경찰의 소극적인 반응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손인규 기자 iks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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