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경감기간 끝난 암환자, 진료비 치솟아 ‘술렁’

“후유증 진료 엄청 부담” vs “재발 없으면 경감 종료”

2005년 9월 암환자가 경제적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진료비의 5~10%만

내게 시작한 ‘암환자 산정 경감제도’의 기간이 이번 달 1일 순차적으로 끝나면서

갑자기 늘어난 병원비에 휘청거리는 암환자가 많다.

이 경감제도의 시한을 환자별로 5년으로 한 것은 5년이나 생존하고 있다면 완치된

것으로 본다는 보건당국의 판단이 깔려 있다. 물론, 5년이 지난 뒤 암이 낫지 않았거나

재발 또는 전이하면 재등록해 경감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재발은 하지 않았으나

심각한 후유증에 삶의 한계선을 걷는 환자들의 경우.

자궁내막암, 악성뇌종양, 유방암 등을 일단 이겨냈더라도 치료과정에서 각종 장기절제수술

등을 통해 장애인으로 변했거나 만성골수성백혈병환자, 간 신장 이식환자 등의 후속치료는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의 문제다.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는 “5년에 모든 암이 정복되면 좋겠으나 암이 언제

끝날지 누가 알겠느냐”면서 “발병 5년 이후 합병증이나 추적관찰 검사에도 경감

혜택을 이어주는 것이 갑작스런 병마에 빠진 국민을 경제 나락에서 건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병원비의 5~10%만 내는 경감기간이 지나면 환자부담은 30~60%가 된다. 각종 검사비와

합병증 치료비도 지원이 끊긴다. 그러나 5년 생존한 환자들도 대부분 정기적으로

재발여부 검사를 받는다. 정부에 등록된 암환자 110만명 중 절반 이상이 5년 생존하는

것을 감안하면 50만명 이상이 이런 검사를 받는다.

뇌종양이 재발하지 않은 환자가 양전자 단층촬영(PET)를 하면 3만5000원이던 환자부담이

43만원이 되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암시민연대,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등은 지난달 23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아닌 축소의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의 이진석씨는 “암환자가 되면 단기간 내에 직장을

잃는 것이 보통이고 정상 경제활동이 어려운데 이런 사람들에게 5년 지났다고 갑자기

진료비를 꼭대기로 높여버리면 포기하고 죽으라는 소리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암환자만 경감혜택을 이어갈 수 없다는 태도다. 암환자뿐 아니라

뇌혈관질환자나 중증화상환자도 진료비 경감이 주어지고 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조우경 사무관은 “2005년 제도 도입시 환자와 의학계가 5년의 경감기간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며 “암환자만 경감기간을 늘리거나 혜택 범위를 확대하면 다른 중증질환자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이렇게 소극적인 이유는 건강보험 재정도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 올해

건강보험은 재정적자가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과거 2005년9월~2009년말 암환자들이

경감받은 진료비는 총 2조 417억원이다.

백혈병환우회는 본인부담상한제를 방안의 하나로 내놓았다. ‘본인부담상한제’란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1년간 건강보험 적용 진료비와 약값을 더해 환자부담금이 소득에 따라 200~400만원이 넘으면 그 이상 초과분은 건강보험공단이 전액 부담하는 것이다.

안기종 대표는 “본인부담상한제의 상한액을 년간 100만원으로 줄인다면 암환자들도 이 정도 부담은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본인부담상한제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환우회 등 환자들의

의견도 모으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갑자기 늘어난 병원비가 큰 부담이겠지만

정부도 재정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손인규 기자 iks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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