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척추염, 척추 뒤로 펴는 운동이 좋다

주사제는 관절 망가지기 전에 적극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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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전 이제 어떡하면 좋지요?”

13세 때부터 왼쪽 무릎에 관절염이 있었던 박정호(21.가명)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엉덩이에 통증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정밀 검사를 받아보니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정호 씨는 대학입학 후 통증이 없어지자 병이 다 나았다는 생각을

하고 독일 유학길에 나섰다. 그런데 5개월 전쯤부터 목과 엉덩이 통증이 다시 시작됐다.

결국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수밖에 없었다.

박씨는 엉덩이 통증이 심하고 새벽녘에는 통증 때문에 깊은 잠을 잘 수도 없었다.

정호씨와 강직성척추염의 싸움은

시작됐다. 3개월동안 소염진통제와 소량의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았으나 효과가 없어

주사치료를 했다. 정호씨는 다행히 주사 요법이 효과를 발휘, 세 달 째. 증상은 거의

없어졌다.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하며 투병을 잘하고 있다.

염증성 허리통증, 무릎 발목 발가락 등 허리 아래쪽에 국한된 관절염, 포도막염과

골부착부염 등의 증상이 있으면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하게 된다. 가장 우선되기는

X-선 검사를 꼽는다. 그러나 일반 X-선 검사는 관절변형이 일어난 뒤에야 식별할

수 있다. 관절이 이미 손상된 후에나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등 조기 발견 기술이 발달했다. 조기치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 운동과 소염진통제

강직성척추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담배를 끊는 것, 그리고 허리 유연성을

유지하기위한 스트레칭 등 운동이다. 소염진통제 먹기와 운동은 규칙적으로 매일

하는 것이 맞다. 몸통 목 어깨 허리 등을 최대한 뒤로 펴는 운동이나 회전시키는

운동, 가슴근육을 충분히 이용한 숨쉬기 운동 등이 중요하다. 수영 등 물에서 하는

운동도 함께 하면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많다.

정호 씨는 소염진통제는 통증이 있을 때만 먹었다. 그러나 최근 의학계에는 소염진통제는

꾸준히 정기적으로 먹으면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소염진통제

부작용이 적은 약이 개발되면서 적극적인 치료를 중시하게 된 것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s)는 통계적으로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70%에 효능이 있다.

스테로이드제는 관절증상이 심한 경우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으나 심한 부작용을

환자들이 경계하기 때문에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 항류마티스약제도 일부 효과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잘 안 먹힌다.

박정호 씨는 나름대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처방 약을 때를 잘 지켜 먹었다. 그러나

증상은 좋아지지 않았고 목과 등의 통증이 심해져 갔다. 어떨 때는 어깨 통증으로

잘 움직일 수도 없었다.

박정호씨는 항TNF(염증물질) 주사제 치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2. 항TNF 주사제

꾸준한 연구결과 강직성척추염에서 TNF라는 염증물질이 환자의 증상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많은 연구자들이 실험실에서 TNF를 없애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나온 물질이 항TNF라는 주사제이다. 일반적인 운동치료와 소염진통제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치료중인데도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에는 항TNF 주사제를 써봄직하다.

모든 환자가 주사제로만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환자들이 주사제하면 치료의 마지막 단계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또 부작용을

생각해 주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관절이 망가지기 전에

주사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관절이 망가져 버린 뒤에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주사제는 더구나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주사제와는 완전히 구별된다.

항TNF 주사제의 부작용은 피부가려움증, 자주 반복되는 감기증상 등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결핵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핵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선별하고  예방요법을 함께 하면 결핵 발생빈도를 낮출 수 있어 결핵

발병율이 높지는 않다.

이 주사제가 소개된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장기간 관찰 결과가 없고, 강직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한계는 있다. 그러나 2010년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현재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3종류가

사용되고 있다. 각 주사마다 장단점이 있다. 환자질환의 상태 및 환자의 특성 등에

따라 어떤 주사를 선택할지는  전문의와 꼭 상담해야 한다.

현재 박정호씨는 항TNF 주사 치료 석달째. 증상이 거의 없어졌다.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재활의 꿈을 일구고 있다. 박씨는 앞으로 주사 맞는 간격을 점차 늘려야

한다. 결핵이라는 부작용이 걱정 되지만 현단계는 불가피하다. 그가 점차 주사를

맞는 횟수가 줄어들고 아예 맞지 않아도 될 날을 기다려 본다.

김태환(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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