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등산에도 긴팔 재킷 꼭 챙겨야

일사병-열사병-저체온증 함께 조심

40대 주부 선정희 씨는 등산을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 산에 갔다가 서너 시간 사이에

더위와 추위로 고생하는 경험을 했다. 선 씨는 여름이라고 반바지, 반팔셔츠의 가벼운

등산복차림으로 산에 올랐다. 산 중턱에서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더웠고 산 정상에서는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추웠다.

산은 100m 높아질 때마다 기온이 0.6도씩 낮아지고, 초속 1m의 바람에 체감온도가

1.6도씩 낮아진다. 산 속에 있는 나무들은 햇빛을 막아주고 바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깊은 산속은 일상생활을 하는 도심보다 더 선선하다. 서울 근교에 있는 산은 대부분

해발 500~600m로 산 아래보다 정상은 약 3~3.6도 더 낮다. 여기에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진다.

대한산악연맹 등산의학위원회 안재용 위원장(관동대 제일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산 아래는 너무 더워서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일어날 수 있으며 정상에 올라가면

산 아래와 기온차가 나면서 아이러니하지만 저체온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그래서

등산을 좋아하고 자주 하는 사람들은 조끼나 자켓을 준비해 체온변화에 따라 입고

벗기를 되풀이 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더운 여름 등산이라도 체온조절은 필수라는 것. 그래서 아주 더워도 반팔에

반바지를 입는 가벼운 옷차림만으로 등산을 하면 안 된다. 체온조절에 필요한 의류를

배낭 속에 넣고 다니는 것이 현명하다.

오후 1~3시 등반은 피하자

안재용 교수는 “여름 등산은 햇볕이 가장 강한 시간인 오후 1~3시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사병은 내리쬐는 태양아래에서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머리가 어지럽고 두통이

생기는 증상이다. 일사병 증세가 보이면 즉시 산행을 중단해야 한다.

무덥고 습한 환경에서 열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열사병이 생길 수도

있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구역질, 경련 증상이 나타난다.

의식만 잃지 않는다면 일사병과 열사병은 대개 쉽게 회복하고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일사병과 열사병이 생기면 환자를 먼저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야 한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정현수 교수는 “흔히 탈수증상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물만 마시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때 물만 마시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며 “물 대신 간단하게는 스포츠 음료를 마시고 소금을 물에 녹여서

식염수처럼 만들어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환자가 계속 의식이 없으면 옷을 벗기고 온몸을 물에 적신 수건으로 적시거나

바람을 쏘이면서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체온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환자의 체온을 낮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환자가 의식이 없는 경우 음료를 마시게 하면 기도로 들어갈 수 있다”며 “병원으로

옮겨서 수액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갈증 느끼기 전에 물 자주 마시자

여름 산에서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일사병과 열사병으로 고생할 수 있지만 겨울에

흔히 부닥칠 수 있는 저체온증이 생길 수도 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다. 보통은 차가운 공기, 눈, 얼음에 장시간 머물 때 몸을 덮친다.

오한 노이로제 기억장애 졸음이 오거나 언어능력 및 근육운동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안재용 교수는 “나무는 햇빛을 가리고, 바람을 만들기 때문에 등산으로 땀이

많이 나더라도 쉽게 증발 돼 체온이 낮아지기 쉽다”며 “특히 여름이라도 날씨가

흐린 날은 저체온증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땀에 젖은 옷을 그냥 입고

다닐 경우에도 땀이 식으면서 저체온증이 생길 수 있다.

저체온증이 오면 인위적으로 심장의 온도를 높여줘야 하기 때문에 양 겨드랑이

사이에 뜨거운 물주머니를 끼워주거나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몸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긴팔 겉옷이나 자켓은 산에 오르기 전에

반드시 챙겨야 한다.

저체온증과 일사병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물’이다. 안재용 교수는

“덥다고 꽁꽁 얼린 얼음물 보다는 너무 차갑지도 너무 따뜻하지도 않은 미지근한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갈증을 느끼기

전에도 간간이 쉴 때마다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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