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의자는 사람 융통성 없게 만든다

“촉각은 생각과 행동에 중요한 영향”

“반대 의견이 무겁다” “오늘 하루는 거친 날이었다” “철석같이 믿었다”와

같은 표현처럼 어떤 물건의 재질, 모양, 무게, 온도 등 물건을 만질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미국 예일대 존 바흐 교수팀은 연구 참가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물건을 만지게 하고 그에 따른 반응을 관찰하는 몇 가지 실험을 했다. 이 실험들은

대표적으로 △입사지원자에게 무게가 다른 클립보드를 주고 자기 일을 얼마나 신중하게

여기는지를 조사하고 △질감이 다른 조각그림 맞추기 게임을 주고 상대방과 합의하는

정도 △앉았을 때 느낌이 다른 의자에서 가격협상 결과를 살폈다.

조사 결과 무거운 클립보드를 받아 든 입사지원자가 자기 일을 더 신중하게 생각했으며

거친 조각그림맞추기 게임을 다룬 사람이 상대방 의견에 더 많은 반대의견을 냈다.

딱딱한 의자보다 푹신하고 안락한 소파에 앉아 가격협상을 할 때 타협이 더 잘 이뤄졌다.

바흐 교수는 2008년 사람이 따뜻한 커피 잔을 들고 있으면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더 관대해지고 배려깊게 된다는 결과를 얻은 적이 있다. 바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몸과 마음이 결코 제각각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알려준다”며 “몸과 마음은 깊게

근본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바흐 교수는 “거친 정도, 딱딱함, 따뜻함과 같은 신체적 접촉으로 얻는 여러

개념은 아주 어렸을 때 기본 바탕이 발달한다”며 “이 감각은 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 사람과의 관계에서 따뜻한 미소, 딱딱한 심장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알게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만지는 것은 사람이 성장하면서 세계를 이해하는

뼈대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감각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판 등이 24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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