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젤라, 그리스전 승리의 ‘3등공신’?

그리스 선수들 잠 못자고 집중력 잃어

대한민국이 12일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승전보를 보낼 수 있었던 데에는

부부젤라(Vuvuzela)가 일정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외신들은 대한민국의 경기력을 칭찬하면서 ‘2004년 유럽 챔피언’ 그리스

선수들이 실망스런 경기력을 펼쳤다고 꼬집었다. 키 190cm 이상 선수들이 즐비한

그리스 팀의 맥 빠진 모습은 60~150cm 크기의 부부젤라(Vuvuzela)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

부부젤라는 남아공 최대부족인 줄루족에서 유래됐다는 나팔모양의 전통악기로,

코끼리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낸다. 부부젤라의 소음도는 120~140데시벨(dB)로

사격장 소음(115), 기차소음(110), 전기톱(100), 잔디 깎는 기계(90)보다 훨씬 심하다.

우선 그리스 선수들은 경기 전날 부부젤라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자지도 못했다.

그리스 선수들은 남아공 더반의 움스랑가 해변 호텔에서 묵었는데 그 주변을 돌며

부부젤라를 부는 현지 축구팬들 때문에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한 것이다. 컨디션

조절이 생명인 선수들에게 수면부족으로 곤두선 신경은 경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대한민국은 그리스와 달리 비교적 조용한 팩스톤 호텔에서 푹 쉬었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전문클리닉의 김희남 박사는 “일정 기준치 이상의 소음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만성적인 불안감, 집중력 저하 등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고 경고했다.

경기 전과 마찬가지로 경기 중에도 승리의 여신은 대한민국 편이었다. 경기에서

경기장 남쪽 스탠드에 위치한 남아공 팬들은 전반 중반부터 한국의 응원소리인 ‘대~한민국’에

맞춰 부부젤라를 불렀다. 이 소리가 잠을 못잔데다 골까지 먹어 가뜩이나 민감한

그리스 선수들의 신경을 긁었을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실제로 그리스 골키퍼와

수비수는 신경질적으로 다투는 모습을 보인 반면, 우리 국가대표팀은 경기 후반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물론 이번 그리스전 승리에서 부부젤라가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경기

외적 환경을 극복해야 진정한 프로이기 때문이다. 골키퍼 정성룡은 햇빛 때문에 눈도

제대로 치켜 뜰 수 없는 악조건에서도 철벽수비를 했다. 정성룡은 전반 막바지 한국

골문 쪽으로만 비친 눈부신 햇빛 때문에 시야에 방해을 받으면서도 최고의 기량을

펼쳤다.

축구 전문가들은 부부젤라가 그리스전 일등공신이었다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3등 공신 정도는 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경기에 시끄러운 환경에서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진영 기자 min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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