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민이라 말할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생물학적제제 치료효과 톡톡

“선생님,

불치병이라면서요? 암보다 더 나쁘다고들 하던데. 이제 어떻게 해요. 아직 애들도

어린데…” 관절에 심한 통증으로 류마티스 전문병원을 찾은 42세 여성이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꺼낸 말이다.

병원을 찾기 전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인터넷 정보도 찾아보고 관절 변형 사진

등 부정적인 부분만 크게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이 여성은 그러나 자기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설명을 들은 후 많이 안도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류마티스관절염 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불치병’이라는 생각부터 한다.

과거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관절의 변형까지 병이 진행되곤 했다.

환자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도 ‘류마티스관절염은 치료할 수 없는 병’이라는 인식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할까.

당시 의사들이 충족시키지 못했던 치료를 향한 환자들의 열망은 고양이, 지네

등 민간요법에 쏠리게 되었다. 하지만 효과 없는 민간요법일 뿐이었다.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불치’의 낙인은 깊게 패이곤 했다.

이러한 인식이 최근까지 이어져 아직도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류마티스관절염에서 조기 진단과 초기 치료 시작이 관절의

손상, 기능소실, 장애를 예방하는데 정말 중요한 요소다.

“치료 잘 하면 관리할 수 있는 병입니다”

피아니스트 정현희(30, 가명) 씨는 피아노 치는 일이 직업이기 때문에 손가락

관절에 통증이 와도 손을 많이 써서 아프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정 씨는

날로 통증이 심해지자 결국 처음 통증을 느낀지 1년 이상 지나서야 병원 문을 두드렸다.

치료를 시작했는데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관절의 통증과 부종이 계속됐다. 더

이상 피아노도 칠 수 없었다. 30여년을 피아노와 함께한 정 씨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 관절변형을 막아주는 기존 항류마티스제가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생물학적제제가 투여됐다. 다행히 반응이 좋아 관절의 통증과 부종이 가라앉았다.

정씨는 기적처럼 다시 피아노 건반에 손을 올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놀라운 변화가 있다. ‘불치’라는 낙인을 지우기

위한 많은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성으로 치료하면 관리할 수 있는

병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병인을 완전히 없애는 완치가 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하던 관해(질병의 활성도가 없고 진행되지 않는

상태)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초기에 충분히 빠르게 진단받고 적절한 적극적인

치료를 한다면 추가 치료 없이도 관해를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의 연구결과들도 나온다.

치료 목표도 단순히 통증 및 염증을 완화하던 것에서 크게 진전돼 병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막는 것으로 삼을 수 있다. 관절의 손상 및 장애를 막고, 정상적인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원대한 목표를 품을 수

있다.

놀랍게 발전한 치료 방안을 충분히 써보려면 무엇보다도 일찍 발견하고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첫 증상 발현 후 불과 몇 개월 후부터 관절 손상이

시작될 정도로 질병 초기부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가능한 빨리 전문의의 진단

소견이 있고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병의 진행을 막는 항류마티스제를 가능한 빨리 복용할 수 있어야 한다. 증상이

나아져도  관절 손상은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 충분한 약물치료가 유지돼야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원칙을 잘 지킨다고 해도 만만치 않은 경우가 생긴다. 10여

년 전 만 해도 이럴 때 효과적인 대안이 없어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 많은 고생을

하였다. 그러나 생물학적제제가 나오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을 치료할

길이 열렸다. 생물학적제제도 여러 가지를 써볼 수 있어 가히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자기 면역세포가 자기 몸을 공격하게 되는 자가면역질환에서 면역체계를

자극하고 제어하는 물질들을 조절한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를 위한 생물학적제제로

대표적인 것이 종양괴사인자차단제(TNF)다. 우리나라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사용 가능한 생물학적제제는 4가지가 있다. 다른 나라에서 시판중이어서 곧 도입되거나

임상시험이 끝나가는 약제는 그 보다 많다.

조기진단-조기치료-치료유지가 대원칙

류마티스관절염을 불치의 병으로 부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완치의 꿈을

안고 사용할 수 있는 약제를 두고 효과와 부작용을 따져보면서 자기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고 유지하는 시대가 왔다. 조기 진단, 조기 항류마티스제 투여, 적절한

치료유지라는 대원칙을 바탕으로 담당의사와 충분히 상의하는 안정화의 길을 걷고

있다.

최찬범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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