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경련, 중풍과 달리 스트레스가 주원인

걱정하기보다 적절한 치료 받으면 해소

대기업 영업사원 김모씨(32)는 얼마 전 집안 제사에 참석했다가 어른들의 걱정을

샀다. 식사하던 중 자기도 모르게 입가를 씰룩거리자 어머니가 “벌써 중풍이 오는

게 아니냐?”며 놀라신 것. 가족 중에 고혈압이 많은데다 불규칙한 식사에 고기 종류를

즐기는 김씨는 덜컥 불안해졌다.  

김씨처럼 입이나 눈꺼풀 등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증세를 ‘안면경련’이라고

한다. 흔히 중풍이나 ‘구안와사’라고 하는 안면마비와 혼동될 수 있지만 원인도

증세도 전혀 다르다. 중풍이 오면 말이 어눌해지며 다른 부위의 마비가 함께 일어난다.

안면마비의 주된 원인은 바이러스지만 안면경련의 원인은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다.

안면경련이 일어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중추적인 것과 말초적인 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중추적 원인으로는 뇌신경계의 이상을 들 수 있으나 전체의 10%도 안 되는

드문 경우다. 대부분은 말초적 원인으로 혈관이 신경에 유착되어 일어난다.

대체로 안면경련은 긴장하거나 초조해질 때 심해진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자연 혈관의 움직임도 격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심한 사람이 안면경련에 잘 걸린다는

속설도 있다. 김씨의 경우 오랜만에 친척들이 모이다보니 무의식중에 불편해져 경련이

눈에 띌정도로 나타났을 수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는 “선보는

자리처럼 불안하거나 어색한 상황에서도 경련이 심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많은 안면경련

환자들이 대인공포나 우울증을 경험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안면경련을 치료하는 데 여러 가지 길이 있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주로 기를

보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치료에 집중한다. 이재동 교수는 “침이나 봉독을 이용해

얼굴 주위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치료법을 말했다.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로 접근하기도 한다.

양방 신경과에서는 정기적인 보톡스 치료와 함께 ‘미세감압술’이라는 수술법을

쓴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안면신경을 누르고 있는 혈관을 제자리로

돌려주는 것이 미세감압술”이라며 “원인이 확실하면 대부분 완치한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은 “자기도 모르게 안면이 떨리는 증세를 경험하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우선 마음을 편히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면경련의 원인이 스트레스이고

스트레스가 결국 증세를 더 키우기 때문. 큰 병으로 오해하고 증세를 숨기는 것보다

제때 병원에 가서 치료하는 것이 언제나 현명한 선택이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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