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약 없어 지네 먹는다고?

생물학적 제제 덕분에 관절염도 ‘치료가능’






 

대학생

손동영 씨(24, 여)는 요즘 어머니의 주치의가 한 말이 머리를 맴돌아 괴롭다. 어머니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10여년 고생했다. 최근 걷기 힘들 정도로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의 얘기를 들은 것. 의사는 “왜 그동안 치료를 받지 않았느냐”면서 “요즘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 제때 치료받으면 생활에 지장이 없는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돼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이 병은 양방 치료가 안 듣는다”면서 틈틈이 재래시장에서 산 지네를

빻아 먹거나 고양이를 고아 먹었다. 홍화씨도 물릴 만큼 먹었다. 손 씨는 특효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인터넷에 수많은 상품이 소개되고 있고 다른 약이 없다는 생각에

말리지 않았다. 그는 “내가 조금만 신경을 써서 병원에 일찍 모시고 갔더라면…”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인체의 면역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관절을 공격하는 병이다.

뼈 주위가 아픈 140여 가지 류마티스 질환 중에 고약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환자는

전체 인구의 1%인 50여 만 명. 최근까지 이 병은 뼈가 부서질 것 같은 고통이 따르지만

‘특효약’이 없어 환자를 괴롭혔다. 그러나 지금은 조기진단하면 거뜬히 다스릴

수 있는 질환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병을 악화시키는 물질만 공격하는 ‘스마트

치료제’가 등장했고 보험 폭도 크게  확대돼 관심만 기울이면 ‘완치’를 넘볼

수 있는 병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우리 정부는 한때 류마티스 관절염의 최신 치료제인 생물학적 제제의 보험적용기간을

51개월로 제한했다. 환자들은 개인별로 51개월이 지나면 약 10배에 이르는 약값 부담이

예상됐지만 다행히 올해 10월부터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보험적용 제한기간이 없어진다.

다만 발병 후 6개월이 지나야 보험을 인정하기 때문에 조기치료에 제약이 있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다양해진 무기…특정 물질만 파괴하는 스마트 치료제까지

류마티스 관절염은 치료제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체의 면역시스템이

분비하는 특정한 단백질만 공격하는 ‘스마트 치료제’가 잇따라 선보이면서 환자의

시름을 덜어주고 있다.

몇 년 전까지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면역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 메토트렉세이트, 설파살라진 등 항류마티스제제

등을 써왔다. 그러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면 온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이들 기존의 약이 ‘융단 폭격’이라면 특정 목표만 골라 파괴하는 ‘스마트미사일’과

같은 약이 바로 생물학적 제제.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과 진행에 관련 있는 염증성

물질만 차단해 관절의 염증과 변형 및 파괴를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종양괴사인자

알파(TNF-a)와 인터루킨-1, 인터루킨-6 등의 사이토카인(면역시스템이 분비하는 단백질)

등만을 골라서 맥  못추게 만든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성윤경 교수는 “이미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1999년부터 항 TNF제제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제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시장에 출시됐다”며 “우리나라에는 미국보다 3~4년 더 늦게 들어왔고 당시에는

약값도 많이 비쌌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는 류마티스질환의 악화에 관여하는 특정 물질만 차단하고

그 효과도 커서 앞으로 면역억제제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같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제제로서 우리나라에 들어와 식약청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는 약물은

항TNF제제로 △한국화이자의 엔브렐 △한국애보트의 휴미라 △한국 MSD의 레미케이드

등 3개다. 이들 약제 모두 주사제로 투여 방법과 투여 간격이 다르다. 이 가운데

엔브렐과 휴미라는 간단한 교육을 받아 집에서 스스로 투여할 수 있다.

대세는 생물학적 제제

이 생물학적 제제는 류마티스 관절염 뿐 아니라 강직성척추염, 건선성 관절염

등 다른 류마티스 질환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생물학적 제제가 가장 잘 통하는 질환이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항TNF제제는 강직성척추염에서도 통증 뿐 아니라 운동기능

및 염증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생물학적 제제의 연구와 개발은 현재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국내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에 주로 사용되는 약은 3개뿐이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이미 TNF억제제 5개, 인터루킨-6차단제 등 9가지 약이 FDA 승인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3~4년 안에 들어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가 류마티스 관절염에만 쓰이지는 않는다. 앞으로 다양한 질환에서

광범위하게 질환치료의 흐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성윤경 교수는 “현재 골다공증에도

효과를 보이는 생물학적 제제가 작년 10월 FDA의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며

“하지만 루푸스의 경우 여러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특히 2012년 엔브렐, 2013년 레미케이드, 2016년 휴미라가 각각 특허가

만료되기 때문에 이 생물학적 제제들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이 가능해지고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지어 일부 제약회사는 주사제 아닌 먹는 생물학적 제제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며 성공하면 반향이 클 것이라는 것.

그러나 성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의 기능이 좋다고 해서 무작정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면서 “생물학적 제제가 시장에 나온지 10년 정도밖에 안돼 예상치 못한

반응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제제라고 만능일 수 없다는 것이다.

류마티스 질환은 일찍 발견해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이미 관절파괴가

시작되고 변형이 일어나면 손 쓰기가 어렵다.

 

박양명 기자 toan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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