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백내장, 노인성 별로 없었을 듯?

수명 짧아 적었으나 지금은 65세 넘으면 모두 겪어

백내장

수술은 각막의 혼탁물질을 제거하는 수술입니다. 각막 위쪽을 둘레의 2분의 1정도

절개해서 열어젖혀야 합니다. 각막을 연 후 수정체에서 혼탁물질을 꺼내게 되는데

특별제작된 수술도구로 꺼내게 됩니다” 제중원 수련의 시험에서 장원을 한 황정의

설명과 석란의 통역으로 백내장 공개수술이 열렸다.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서 시야가 뿌옇게 보이게 되는 질환이다. 백내장 수술은 100년전이나

현재나 뿌옇게 된 수정체를 제거한다는 근본적인 틀은 변한 것이 없다. 원인 제거

후 시력 회복에 대한 연구가 주된 관심사다.

백내장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매년 늘고 있는 질환이다. 백내장에

대한 각종 통계자료를 보면 60세 이상 노인의 90% 이상이 눈 질환을 앓고 있다. 이

중 절반 정도가 백내장이다. 노인의 입원 및 수술 질환에서도 매년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요즘과 달리 왕의 평균수명이 약 47세, 일반인의

평균 수명이 약 44세였던 조선시대에도 노화로 인한 백내장이 많았을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은석 교수는 “노화로 인한 백내장은 65세가 넘으면

100%가 겪는다고 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며 “하지만 평균수명이 짧았던

조선시대에는 노화로 인한 백내장은 많이 없었을 것이며 외상이나 눈 염증 때문에

생긴 백내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86년 제중원 개원 1년 후 알렌이 작성한 ‘제중원 일차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모두 10건의 백내장 수술이 있었다. 그리고 1904년 세브란스병원이 문을 열면서 ‘빛으로

인도한다(letting in the light)’는 의미로 백내장 환자가 첫 수술 대상이 되었다.

백내장 수술에는 수정체 전체를 통째로 제거하는 낭내적출술과 수정체를 감싸고

있는 낭에 들어있는 수정체 핵만 제거하는 낭외적출술 등이 있다. 이은석 교수는

“제중원 당시 기록에는 백내장 수술이 어떤 식으로 진행됐는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낭외적출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1904년 세브란스병원의 첫 수술환자는 낭내적출술을

통해 빛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내장 원인을 제거한다고 해서 이전에 뚜렷이 보였던 시력이 회복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은석 교수는 “수정체가 탁한 상태에서는 앞이 뿌옇게

보이는데 이 원인을 제거하면 눈은 아주 심한 원시가 된다”면서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쓰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으며 뿌옇던 앞이 환해지고 사물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백내장 수술기구와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막을 2~3mm 정도만

절개 한 후 그 틈으로 수술기구를 넣어 초음파로 혼탁해진 수정체의 내용물을 제거한다.

그리고 개개인의 시력 도수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노인성

백내장은 노화 때문에 자연적으로 생기기 때문에 예방효과는 미미하다. 40세 이후

1년에 한번씩 정기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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