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 가격과 건강은 비례한다

값 오르면 섭취량-체중-발병위험 줄어

탄산음료 가격이 오르면 하루 평균섭취량과 체중이 감소해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의

발병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마치 담뱃값을 인상하면 폐암 발병률이

낮아지고 국민건강이 나아진다는 이론과 유사한 것.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배리 팝킨 교수팀은 1985~2006년 사이 18~30세 남녀 5,115명을

대상으로 탄산음료의 가격동향과 소비자들의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봤다. 영양학자와

경제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이들의 정기 건강검진 기록과 식단을 토대로 20년

동안 추적 연구했다.

연구진은 이들의 건강상태, 음료 섭취량, 식습관, 거주지 이동, 물가 상승률 등을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2ℓ짜리 탄산음료 가격이 1달러(약 1,100원) 오르면 일일

평균섭취량이 124㎉ 줄고, 1년에 체중이 1.06㎏ 감소해 심장병 발병위험은 그만큼

낮아졌다. 탄산음료의 가격과 보통사람의 건강은 비례관계에 있는 셈.

탄산음료의 소비량은 지난 반세기동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어린이들은 몸에

좋은 우유보다 탄산음료를 더 많이 마신다.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식사를 해도 포만감을 얻지 못해 식사량이 늘고 혈당이

급속히 오른다. 매일 음료를 마시는 어린이는 비만이 될 확률이 60% 높고, 탄산음료를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 각종 질환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음료제조사는 “사람들은 섭취한 열량을 완전 소모하지 못해 비만이 되는

것일 뿐 음료가 비만원인이라고 지목할 수는 없다”고 반발하지만 설득력이 크지

않다.

팝킨 교수는 “이번 연구대상에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는 어린이와 흑인 히스패닉

등을 더 포함했으면 결과는 더 극명하게 나타났을 것”이라며 “탄산음료에 세금을

매겨 음료 소비량을 줄이고 새로 거둔 세금으로 건강 식단 캠페인을 하거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전역에 탄산음료세를 신설하면 연간 7,700만달러(약 847억원)의

세금을 거둘 수 있고 비만방지에 2,200만달러(약 242억원)를 쓸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내과학회(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소개됐으며 미국 뉴욕타임즈, 데일리파이낸스 등이 15일 보도했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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