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자는? 뒷심이 무르답니다

마라토너처럼 에너지도 나눠 써야 길게 가

모든 상황을 자기가 알아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른 바 완벽주의자는 자제력이

높아 어떤 일이든 잘해낼 것 같지만 예기치 않게 새로운 일이 닥치면 뒷심이 무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떤 일을 할 때 자기 에너지를 모두 쏟아버리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다른 일이 닥치면 그것을 처리할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대닛 아인-가르 교수팀은 1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쇼핑태도와

자제력 강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예상과 달리 평소 자제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쇼핑 막바지 충동적으로 물건을 구매했으며 계산대 옆에 진열된 물건도 가격을 따지지

않고 마구 구매하는 행태를 보였다.

예상과는 사뭇 다른 이런 조사결과에는 계산 대기줄이 길다는 것을 완벽주의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변수가 숨어있다. 직장으로 치면 퇴근직전 상사가 중요한 서류를

던져주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자제력이 높고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이렇게 돌발변수로

생긴 문제를 관리할 능력이 가장 적었다. 이들은 예기치 못한 일이 닥쳤을 때 금방

지쳤다.

아인-가르 교수는 “스태미너는 끝없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근력처럼 시간이 지나면

소진되는 것”이라며 “에너지를 유지하려면 단거리 달리기 선수보다 마라톤 선수처럼

멀리 바라보고 달릴 수 있도록 생각하는 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두 가지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미리 얘기해 줬으며, 다른 그룹에는 하나의 업무를 준 뒤 갑자기 두

번째 중요한 업무 지시를 내렸다. 그 결과 첫 번째 그룹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두가지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에너지를 잘 나눠 썼지만 두 번째 그룹은 갑자기 떨어진 과업을

수행할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았다.

아인-가르 교수는 “예를 들어 상사는 직원에게 큰 회의 등 앞으로의 일정을 미리

알려주면 직원들은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소비자심리학회(Society for Consumer Psych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4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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