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이 쇼트트랙을 잘하는 이유

체격조건에 특유의 집념과 재능 더해

“한국에서 쇼트트랙 1등은 세계에서 1등”이라는 말은 스포츠계에서 정설이 되었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쇼트트랙 8개 부문에서 금메달을 6개

캐냈다. 쇼트트랙은 가히 한국의 ‘금밭’이라 불러도 된다. 이미 개막된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에 사람들이 쇼트트랙에 거는 관심과 기대가 각별하다.

유독 한국 선수들이 쇼트트랙에서 강한 이유는 뭘까?

▶쇼트트랙에서는 루저남이 승리자?

쇼트트랙은 165~175cm의 선수에게 적합한 종목이다. 전문가들은 “서양선수들보다

동양선수들에게 더 유리한 종목”이라고 말한다.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신상진 교수는

“곡선에서 속도를 더 내야 하는 쇼트트랙에서 키가 너무 크면 원심력 때문에 코너에서

튕겨 나갈 위험이 있다”며 “키가 너무 크면 오히려 불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적인 선수의 키는 대부분 이 범위에 들어있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1위를

차지한 이호석 선수의 키도 165cm 이다.

▶체격조건에 특유의 집념과 재능이 발휘돼

하지만 어디에나 예외가 있는 법. 세계 톱클래스 자리에 섰던 김동성은 175cm이고

2007,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계주 1위를 연속으로 일궈낸 기대주 성시백의 키도

178cm이다. 결국 빛나는 승리는 체격조건도 바탕이 되지만 선수들의 집념과 재능이

한데 어우러진  땀과 열정의 결실이다. 목동아이스링크 협의회 회장 허승광

쇼트트랙 강사는 “외국 선수들에 비해 한국 선수들은 훨씬 집중적인 고강도 훈련을

하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좌우 근력량 균형 맞추는 훈련을 한다

선수들도 좌우 근력이 다르면 스케이팅 할 때 무게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 허승광

강사는 “우리 선수들은 좌우 근력량 균형을 맞추는 훈련을 꾸준히 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균형 감각이 생명인 쇼트트랙에서 한국선수들은 안정적으로, 빠르게 빙판을

가르는 것이다.  

▶비밀은 스케이트 날의 미세한 꺾임

한국은 선수의 코너링을 쉽게 하기 위해 스케이트 날을 왼쪽으로 미세하게 휘게

하는 벤딩기술을 개발했다. 스케이트 날의 미세한 꺾임 덕분에 외국 선수에 비해

코너링 때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백진호

책임연구원은 학술지에 “코치와 선수가 하는 중요한 일 하나가 선수 특성에 맞는

스케이트 곡률 반경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이런 기술에선 한국이 독보적”이라고

발표했다.

쇼트트랙 스케이트날의 길이는 보통 42.4cm이지만 한국 선수들의 것은 44~46cm로

외국 선수보다 길다. 숨어 있는 3cm 덕분에 한국 선수들은 더 강한 추진력을 얻는다.

다양한 쇼트트랙 장비 기술 축적은 한국 선수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

▶그들에겐 근성이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양궁처럼 우리나라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되기는 어렵다. 한국

1등이 세계 1등이기 때문에 재능 있는 수많은 꿈나무들은 치열한 경쟁을 거친다.

강한 집중력과 정신력이 필요해 국가대표에 입성하는 선수들은 강한 근성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이 된

것이다.

▶바람 같은 속도로 펼치는 두뇌플레이

쇼트트랙은 지구력과 순간 치고 나가는 파워와 빠른 두뇌플레이가 생명이다. 한국선수들은

치열한 몸싸움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두뇌플레이에 능하다. 결승선을 앞두고 펼치는

마지막 순위다툼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결승에서 김동성이 ‘칼날 내밀기’로 금메달을 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선수들이

회전할 때 두발 아닌 한발로 스케이팅 해 마찰력을 줄이는 것도 한국이 고안한  독창적인

기술이다.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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