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귀경길이 생고생을 막는다

각종 차내 돌발 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하기

“꼴짐은 쓰러지고, 똥은 마렵고, 해는 넘어가고…” 요즘 말로 ‘대략 난감’

인 상황을 우리 조상들은 이런 속담으로 표현한 바 있다.

설날 음식 챙기랴, 막히지 않는 도로 알아두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난 턱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귀경길에 올라야 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걱정되는 게 장시간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신경 써야 할 일행의 건강 문제이다.

아이가 멀미를 하거나 정체된 차안에서 생리 현상이 일어나기라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둥대기 마련이다. 하지만 간단한 준비 몇 가지만 하면 차 안에서 생기는

돌발 상황은 두렵지 않다.

▶멀미하는 사람이 있을 때

멀미는 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으므로 평소에 가족의 체질을 잘 알아두는

게 좋다. 어린이들이 멀미를 더 심하게 하는 편이고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남들보다 멀미를 너무 심한 사람들은 연휴 후에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귀속 평형기관에 생긴 메니에르병이나 복합 감수기성 어지럼증, 혹은

중이염 등 다른 병일 수 있다.

멀미를 예방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시중에 나와 있는 패치 형태의 멀미 예방제를

붙이는 것. 다만 항히스타민과 히오신 성분이 든 멀미 예방약은 졸음을 유발한다.

운전자는 절대 피해야 한다.

차를 타기 전에 과음이나 과식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배가 비면 멀미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떠나기 전 가볍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동 중에는 책이나 신문, TV를

보지 말고 아예 잠자는 것도 방법이다. 갑자기 멀미가 느껴지면 가급적 변화가 적은

먼 산이나 지평선을 바라본다.

▶운전자가 졸립다면?

출발 전에 충분히 잠을 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피곤이 쌓여 잠이 부족할

때는 두 시간 마다 휴게소에서 내려 스트레칭으로 굳어진 몸을 풀어준다. 가급적이면

동석자와 교대로 운전하고 네 시간 이상 장시간 운전은 피한다.

운전 중 졸음을 줄이려면 피로를 가중시키는 나쁜 자세를 교정해야 한다. 의자

등받이는 95도 정도로 젖히고 허리와 어깨를 편 상태에서 엉덩이는 좌석에 깊숙이

밀착시켜 허리에 안정감을 주도록 한다. 운전석 높이는 허벅지 뒤쪽과 엉덩이에 압력이

골고루 분포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물을 먹는 것도 운전 피로를 더는 데 도움을 준다. 귤처럼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는 과일을 옆에 두고 하나씩 먹으면 좋다. 자극적인 음식이나

과식은 졸음을 부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생리현상은?

차 안에서 대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운전 때문에 긴장해서

배가 아프거나 요의를 자주 느끼는 사람이라면 민망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출발 전에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이 있는 사람은 케겔 운동이 좋다. 케겔은 수시로 항문을

조였다 푸는 운동이다. 항문을 적절히 긴장시키면 어느 정도 생리 현상 조절이 가능하다.

이 방법은 요의도 비교적 쉽게 참을 수 있도록 해준다. 화장실에 자주 가야 하는

이들에게 유용하다.

출발 전날 좌욕도 좋은 방법이다.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아 놓고 20분 정도 좌욕을

하면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설사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역시 미리미리 화장실에 다녀오고 피할 수 없이 닥쳤을 땐

가까운 휴게소를 찾는 것. 아이들의 경우에는 페트병 등을 준비해 두는 것도 좋다.

(도움말=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이비인후과 이원상 교수,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 이상훈 교수)  

정세진 기자 sumir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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