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뉴스]“중국서 줄기세포주사 맞고 사망” 논란

유가족 알앤엘 바이오사 앞 시위

60대 남성이 한 바이오 벤처회사를 따라 중국에 가서 줄기세포 주사를 맞고 귀국한

뒤 사망하자 유족과 회사 측이 사망 원인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습니다.

3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알앤엘 바이오(RNL) 연구소 입주 건물 앞에서

전 모(61, 전남 나주시)씨의 유가족 및 지인 10여 명은 전 씨가 중국에서 이 회사가

주선 시술한 주사를 맞고 부작용으로 숨졌다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날은 전 씨의

49제 날이었습니다. 유족들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알앤엘 바이오 본사와 이곳에서

번갈아가면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전 씨 유가족은 상복을 입은 채 “허가받지 않은 시술을 하는 알앤엘 바이오는

줄기세포 시술을 중단하라”고 외쳤습니다. 알앤엘 바이오 직원들은 계단 통로에서

유족이 3층 연구실로 못 올라가게 막았습니다.

사망한 전 씨는 당뇨병과 고혈압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중국 옌지(延吉)의 알앤엘

조양재생의학병원에서 지난해 10월 지방줄기세포를 투여 받던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전 씨는 줄기세포주사 요법에 대해 소개해 준 지인 한 명 및 배우자와

중국으로 갔습니다. 전 씨는 실신 직후 인근 병원에서 의식을 찾고 이튿날 귀국했으나

팔다리를 겨우 움직일 정도로 활동이 힘들고 숨쉬기가 갑갑하다고 호소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아 곧바로 광주의 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서 폐색전증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아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12월16일 심근경색으로 숨졌습니다.

전 씨의 주치의였던 전남대병원 흉부외과 오상기 교수는 3일 “지방줄기세포가

우심실을 거쳐 폐동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폐색전증이 생겼을 수 있다”며 “환자가

호소했던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은 폐색전증 증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알앤엘 바이오는 이번 사고가 지방줄기세포 투여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알앤엘 바이오의 이영순 고문(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은 3일 “요즘 신종플루

백신을 맞고도 죽는 사람이 있는데 지방줄기세포를 사망 원인으로 단정 짓는 것은

무리”라며 “자기 몸에서 추출한 지방세포를 투여하는데 거부반응이나 막히는 부작용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유가족의 입장은 다릅니다. 당뇨병은 있었지만 평소 농사일도 잘하던 분이

줄기세포 주사를 맞은 뒤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합니다. 전 씨의 사례는 KBS의 ‘추적60분’에

소개됐고 알앤엘 바이오는 전 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지만 전 씨가 사망함으로써

유아무야됐습니다.

유가족은 올 1월 알앤엘 바이오를 검찰에 사기혐의로 고발했고 민사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알앤엘 바이오 관계자는 1일 코메디닷컴에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 소송에 대해 공식입장은

정해진 것이 없으며 사법부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알앤엘 바이오는 뇌졸중, 간질환 등 난치병 환자의 복부에서 추출한 지방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한 다음 환자에게 이를 중국에서 정맥 또는 근육주사로 투여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 왔습니다. 업체 측은 지방줄기세포가 손상된 부위의 조직을 회복시킨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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