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도 부어 오르는 한랭알레르기

근본치료법 없고 증상완화만 가능

26일 밤 10시경 강남성모병원 응급실에 목과 손등이 빨갛게 부어 오른 20대 여성이

극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하며 들어왔다. ‘한랭알레르기’ 환자인 이 여성은 항히스타민제가

든 링거를 맞은 후 증세가 가라앉자 비로소 집으로 돌아갔다.

감자나 복숭아 등 특정 음식 때문에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는 알레르기처럼 매서운

겨울 바람에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들이 있다. 한랭알레르기

환자는 전체 만성 알레르기 환자의 약 3% 정도를 차지한다. 한랭알레르기는 대부분

후천적으로 생기며 찬 공기 찬물 얼음에 피부가 닿으면 온몸이 가렵고 부어 오른다.

두드러기가 돋는다고 찬물에 목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매우 위험하다. 한랭알레르기가

심해지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민감한 사람은 아이스크림이나 빙수 같은

찬 음식만 먹어도 입술이나 혀 기도가 부어 숨쉬기가 힘들어질 수도 한다. 한랭알레르기는

추운 곳에서 수축된 피부가 따뜻한 곳에서 이완되면서 가려움증이 생기는 것과는

구별된다.

‘뚜렷한 원인’ 없어 조심하는 수 밖에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이 알레르기는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면 일어날

수 있고 추운 곳에서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며 “차가운

공기나 물질이 면역기능을 하는 림프구에서 면역글로불린E를 많이 만들어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다”고 말했다.

의사들도 찬 공기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왜 이런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지는 명확하지 않다. 근본 치료는 하지 못하고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제로 증상을 줄이는 방법을 쓰고 있다.

얼음 한 조각으로 진단 가능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는 “얼음 조각을 맨 살에 올려 놓은

후 5~10분 정도 지났을 때 얼음이 닿는 부위가 모기에 물린 것처럼 부풀어 오르면

한랭알레르기로 본다”며 “한랭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2분 정도만 지나도 얼음

놓은 자리가 부어 오른다”고 말했다.

다행히 한랭알레르기는 대부분 평생 지속되지는 않는다. 1년 이내에 환자의 50%정도는

증상이 없어지고 2년 정도 지나면 나머지 환자의 50%정도가 좋아진다. 대부분 2~3년

치료받으면 한랭알레르기 자체가 없어진다. 겨울을 몇 번 지내면서 견딜만한 찬 날씨에

피부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

고주연 교수는 “음식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그 음식을 피하는 것처럼 한랭알레르기는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춥다’ ‘차다’는 것은 주관적인 느낌이기

때문에 스스로 불편하다고 느끼면 바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랭알레르기를 줄이려면 실내 온도는 18~20도 정도, 습도는 4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밖에 나갈 때는 노출되는 부위를 최소로 하고 찬물에 수영이나 목욕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과일 채소 물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피부 자극이

적은 면 소재 옷이 좋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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