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는 공격적으로, 영업은 정석으로”

[메디컬 보스]한미약품 임선민 총괄 대표이사 사장

“한 번 더 찾아가는 마라톤식 영업, 올 하반기에는 빛 볼 것입니다.”

임선민 한미약품 총괄대표이사 사장(사진)은 회사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제약영업사원의

지주’로 통한다. 동광약품, 영진약품의 영업사원을 거쳐 1992년 한미약품의 영업이사로

입사했다. 전무이사, 부사장을 거쳐 2006년 영업부문 대표이사 사장, 작년 12월 총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정통 제약영업인이다.

임사장이 주문처럼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한 번 더 찾아가는 영업. 이 방식이

왜 중요한 것일까. 임 사장은 “영업은 공감”이라고 말한다. 상대방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공감대 형성’이기 때문에 여러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꽉

막힌 것 같았던 영업도 뚫린다는 확신이다.

임사장은 말단사원 시절 세검정에서 종로까지 발에 물집이 날 정도로 매일 걸어

다니며 영업하던 정신이 자신의 오늘을 키웠다고 믿는다. 당시 눈에 보이는 병원

의원은 모두 들어가 제약 영업을 시도했다. 주위에선 요령 없는 사람이라고 힐난하기도

했지만 자신 만의 영업 노하우, 네트워크가 이런 자세에서 생겨났다.

바쁘다는 핑계로 도무지 만나주지 않는 의사를 화장실까지 쫓아가 옆에 서서 약품설명을

했던 일화도 그를 따라다닌다. 평사원 시절부터 영업실적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부사장

시절  한미약품이 개발한 개량신약 고혈압약 ‘아모디핀’을 출시 첫 해 400억원대

거대품목으로 키워 면모를 과시했다.

지금도 임사장은 한미약품 영업담당 직원들에게 동네의원부터 대형병원까지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다가가라고 다그친다. 단일매출규모는 작지만 새로 출시된 제품을 고객의

마음에 심어주는 곳은 동네 의원만한 곳이 없다. 불황이지만 한미약품의 영업 인력은

오히려 올 들어 10여명 늘었다.

임 사장은 ‘정도(正道) 영업’과 함께 경쟁사 직원들이 거래처를 한 번 방문할

때 한미 직원들은 두 번 찾아가라고 요구한다. 한미약품의 병의원 영업사원 방문률은

매년 최상위 수준. 이러한 영업방식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다. 임사장은 “과거 한미약품이

공격적인 영업만 강조했다면 이제는 학술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약영업 일선을 뛰던 마음가짐을 한미약품 전 부문에 심어보겠다”는 그는

올해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늘리고 해외시장에 적극 도전할 의지를 다지고 있다.

10년 주기로 크게 변하는 제약업계 환경 상 2000년 의약분업 때 표방한 공격적 경영에서

이제 변화를 줄 때가 왔다는 것. 작년에는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가 강화돼 영업환경이

유난히 팍팍해졌다.

임 사장이 올 해 한미약품 경영에서 가장 중점을 둘 분야는 신약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공략. 항 혈전제 피도글 등 자사의 개량신약들을 올해 안에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글로벌 시장 공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매출액 대비 15%, 1천억원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36년 시간 속에 급성장 해온 한미약품이지만 최근 2년간 매출성장률이 감소하는

등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임 사장은 “매출이익 계수에만 매달리고 싶지는 않다”며

“고객을 감동시키는 마라톤식 영업은 반드시 힘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나라가 제약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에 한미약품이 선봉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위한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 도입 계획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는

의약품 유통추적 시스템 도입을 위한 도구로 의약품의 위치, 판매여부, 현 상태와

유통기한 등을 관리하기에 유용하다. 지난 해 보건복지가족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RFID를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검토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세계 최초로 RFID를 전제품에 부착할 구상도 있다.

“영업사원 출신이어서 부족한 부분을 한미약품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과

소통을 통해 메워나가겠다”는 임사장은 “2020년까지 신약 20개를 만들어내고

해외진출에 힘쓰면 세계랭킹 20위 진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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