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뇌출혈 연령대 안 가린다

발병 후 3시간 내 의사 찾아야 후유증 최소화

25일 밤 8시 40분쯤 한양대병원 응급실에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던 중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30대 여성이 의식을 잃은 채 실려 왔다. 의료진은 이 여성이 수영장

물에 몸을 충분히 달구지 않은 채 들어갔다가 혈압이 오르며 뇌동맥류

파열, 뇌출혈

생긴 것으로 진단했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가 200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뇌출혈 환자 10명 중

4명 꼴로 목숨을 잃거나 식물인간, 반신불수 등 엄청난 후유증을 겪는다. 뇌출혈

원인은 뇌혈관이 풍선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고혈압, 뇌에 이상 혈관이

생기는 모야모야병 등이 있다. 보통 50대 이상에서 빈발하지만 40대 이하 젊은 뇌출혈

환자가 20%를 웃돌아 발병연령대도 낮아진다.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병철 교수는 “추위 속에 운동하다 생기는 뇌출혈은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때문”이라며 “우리

나라 인구의 3%가 뇌동맥류를 갖고 있는데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겨울에 따뜻한 곳에서 갑자기 차가운 밖으로 나가면 혈관이 수축돼 뇌출혈이 자주

발생한다. 뇌동맥류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도 찬 공기에 노출되거나 찬물 속에 들어가서

급격한 운동을 하면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 뇌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극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나 손발 마비증세가 있으면 뇌출혈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골든타임’이라 부르는 발병 후 3시간 내에 의사를 만나는 것이 생사를

가른다. 특히 ‘삼키기 장애’가 함께 오므로 함부로 구급약을 먹이거나 물을 먹이면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내놓는 겨울철 운동 때 뇌출혈 예방 5가지 안전수칙.

▽준비운동은 평소보다 더 오래 천천히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서 체온을 올려야 뇌출혈을 예방한다. 한 가지 동작에 10~15초씩

20분이 넘도록 한다. 가볍게 걷기, 스트레칭, 맨손체조 등을 반복해 이마에 땀이

밸 정도로 한다. 수영장이나 스키장처럼 온도가 낮은 곳에 갈 때는 서서히 몸을 풀어

현장의 온도에 서서히 적응토록 한다.  

▽무리하게 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운동은 자기 최대 운동능력의 50~60%로 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운동 강도를 낮게 하다가 점차 올린 후 마무리 전에 서서히 낮춘다.

무리하게 빨리 달리거나 무거운 역기를 드는 것은 피한다. 1시간 이내에 끝내는 게

적절하고 특히 기온이 많이 떨어진 날에는 더욱 짧게 마친다.

▽방한복장을 충분히 갖춘다

실외운동 때 방한용 운동 복장을 갖춰 입는다. 통풍이 잘되는 얇은 옷을 여러

벌 껴입고 속옷은 땀 흡수가 빠른 면제품으로 고른다. 노령층이나 고혈압 환자는

모자나 장갑을 착용한다.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한다

운동 전에는 음주나 흡연하지 않는다. 짜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피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한다. 적게 먹고 따뜻한 물을 적당히 마셔둔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거나 과로한 상태에서는 운동을 피한다.

▽운동시간대를 잘 선택한다

운동시간대도 주의 깊게 골라야 한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가 2006년 뇌출혈 환자의

발병시각을 조사한 결과 오후 6시 무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오후 7시, 오전

10시가 뒤를 이었다. 신체 활동이 정점에 달할 때 뇌출혈이 많이 일어난다. 충분히

쉰 뒤 운동하는 게 좋다. 이른 아침부터 운동을 하는 노인들이 많다. 새벽에는 몸의

적응력이 떨어지므로 가급적 새벽시간대를 피한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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