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수술 받은 환자 볼 때 괴로웠다”

건대병원 해임 당사자 한성우 교수

“1년이 넘도록 카바 수술을 받고 부작용이 생긴 환자와 불필요한 수술을 받은

환자를 보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똑같이 행동을

했을 겁니다.”

병원 내부의 문제를 관련기관에 보고해 조직의 화합을 깼다는 이유로 지난 15일

대학으로부터 전격적으로 해임 통보를 받은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한성우 교수는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느낌을 전했다.

해임이 결정되고 나서 한 전 교수의 부인은 ‘그 동안 고생 많았다’ ‘당신 힘들어

하는 것 더 이상 안 봐도 돼 다행이다’고 한 전 교수를 위로했다.

한 전 교수는 “그래도 징계 대상자 두 명이 ‘해임’이라는 같은 수준의 징계를

받은 게 위안”이라며 “유 교수가 해임을 받고 내가 감봉 같은 약한 징계를 받았다면

미안함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번 해임 결정으로 의사 조직 내에도 ‘찍히면 끝난다’ ‘윗 사람 무서워 바른

소리 못 할 것 같다’는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 전 교수는 전했다.

그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환자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정보는 과연 얼마나 있는가

되물었다. 환자들이 아무 제약 없이 무분별하고 검증되지 않은 의료 정보에 접근하게

되면 결국 환자에게 모든 피해가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전 교수는 “자기 스스로 의료정보를 찾는 것은 심각하다”며 “의사는 동료

의사들에게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동료들이 아무리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도 언론만 잘 이용하면 환자들에게 실력 있는 의사로 비춰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에게 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문제제기였는데 이익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아쉬웠다”며 “상식 선에서 누구도 다치지 않게 노력했고 더 이상은 누구도

이런 희생을 치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대병원 심장내과 유규형 한성우 전 교수는 같은 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대동맥판막수술(CARVAR)을 받은 환자 20명에서 나타난 부작용 29건을 식약청에

신고하고 이 중 5명에서 나타난 9건의 부작용을 유럽흉부외과학회지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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