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동우의 망막색소변성증은?

증상 간과해 치료시기 놓치기도

1990년대 중반 개그맨 홍록기, 표인봉 등과 함께 ‘틴틴 파이브’를 구성하며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이동우가 ‘망막색소상피변성증(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동우는 최근 주부대상 TV프로그램인 ‘박수홍 최정원의 여유만만’ 녹화에서

이를 처음 공개하며 “처음에는 야맹증인 줄 알았는데 진료 결과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이동우는 “아내와 결혼식을 올린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판정을

받았다”며 “아이에게 유전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동우는 또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방송원고가 잘 보이지 않아 ‘몸이 좋지 않아 하차하겠다’고

둘러댄 것으로 알려졌다.

망막은 카메라로 치면 필름에 해당하는 부위로 여기에 상이 맺혀야 시신경을 자극해

뇌에서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의 상피세포가 유전적인 요인으로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병이다. 유병률은 4천명 중의 1명 꼴.

부모로부터 유전되기도 하지만 염색체 돌연변이 형태로도 생길 수 있다. 사람의

염색체는 1쌍의성염색체와 22쌍의 상염색체로 구성돼 있는데 이 병이 성염색체로

유전되면 증상이 빨리 나타나 사춘기 이전에 생길 수도 있고 상염색체로 유전된 환자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20대 후반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 환자들은 망막의 색소가 변하기 때문에 망막이 어두운 회색을 띤다. 망막색소의

변성이기 때문에 진단은 금방 가능하다. 그런데도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있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배정훈 교수는 “초기 증상이 주변부 시야가 흐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치료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백내장이나 망막 부종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 A나 혈액순환 개선제, 망막성분인 루테인 제제를 복용해 증상을 늦추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치료법이다. 증상이 시작됐을 때 빨리 병원을 찾는다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한길안과병원 박영숙 과장은 “치료 방법이 없다, 실명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좌절하는 환자들이 있다”며 “그래도 좌절하지 말고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 망막 연구가 동물실험을 거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 승인을 준비 중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이 병의 뚜렷한 치료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망막에 전기 자극을 줘 희미하게나마 사물의 대략적인 형태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배 교수는 “증상이 완전히 낫지는 않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환자가

포기하면 그때는 모든 것이 끝이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 진행을 늦출 수 있도록 환자의

치료 의지를 북돋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은 길을 건널 때 좌우로 고개를 돌려 차가 오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주변부 시야가 희미하기 때문에 자칫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다. 자외선도 망막을

자극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바깥에 나갈 때는 꼭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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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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