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치료제 우울증-자살충동 부른다”

의지로 시도 후 실패하면 약물 도움 받아야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 늘면서 금연보조제나 금연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금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조제로는 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 등이 있으며

일반의약품이라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의사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는 화이자의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

GSK의 웰부트린(성분명 부프로피온)이 있다. 금연 단독 전문치료제는 챔픽스가 유일하며

웰부트린은 우울증 치료제로 출시됐다가 금연 금단현상을 줄여주는 효과까지 입증된

약이다.

니코틴 보조제가 니코틴을 공급함으로써 금단현상을 줄여주는 것과 달리 챔픽스는

담배 안에 함유된 니코틴이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시키는 원리다.

챔픽스는 금단현상을 해소하고 다시 흡연을 시작해도 담배 맛을 떨어트리는 효과가

있다.  

2006년 5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에서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판매되고 있는 챔픽스는 전문의와 상담 후 금연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면서 처방이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챔픽스의 금연 성공률은

여러 보조제나 치료제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며 “오래 많은 양의

담배를 피워 니코틴 중독이 심한 사람일수록 챔픽스가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니코틴 제제의 금연 성공률은 15~25%, 웰부트린은 30%, 챔픽스는 40~50% 정도다.

챔픽스의 금연 성공률이 다른 제품보다 효과가 높기는 하지만 부작용도 크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 챔픽스의 투약은

금물이다.

FDA는 지난 7월 바레니클린 및 부프로피온 제제 복용 시 우울증, 적대감, 자살출동

등 심각한 정신신경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을 각 제조사에 ‘박스경고’로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2월에 설명서 내의 경고 조치를 내린 데 이어 더 강력한

경고를 내린 것이다.

블랙박스 경고(Black Box Warning)는 설명서의 가장 윗부분에 검은 테두리를 두르고

부작용을 표기하는 것으로 FDA가 의약품의 부작용을 환자와 의사 약사에게 알리기

위해 내리는 가장 강력한 조치다.

2007년 12월 유럽의약품평가청(EMEA)은 자살충동 및 자살시도에 대한 경고 문구를

추가하고 안전성평가를 실시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 12월에 당뇨병 고혈압 결핵 등이 있는 61세 남성환자가 1개월

간 챔픽스를 복용한 후에 자살한 사례가 보고됐다.

웰부트린은 메스꺼움과 두통, 어지럼증과 함께 드물게는 경기를 일으킨 사례가

보고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2월 챔픽스와 웰부트린 등 국내에서 허가받은 금연보조제가

자살충동 등 정신신경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의·약사에게 처방·조제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하는 안전성 서한을 발령했다.

니코틴 제제는 니코틴 자체가 몸에 해롭지는 않지만 담배 대신 니코틴 껌이나

패치에 중독되는 부작용이 있다.

의지만으로 금연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약물 도움 받아야

부작용을 피하면서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약물에 의존하기에 앞서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챔픽스는 전문가와 상의 후 처방이 필요하면 12주 복용

후 경과를 보고 추가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경수 교수는 “흡연은 중독이기 때문에 의지만으로는 끊기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의지”라며 “먼저 의지를 갖고 약 없이 금연을

시도해보고 그래도 실패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의 한 관계자는 “챔픽스의 당장 금연 성공률은 높지만

1년 후까지 금연을 유지한 사람은 22%, 챔픽스 없이 금연한 사람의 유지율은 10%

정도다”며 “약에 대한 환상보다는 효능과 효과 부작용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약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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