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자 20년 연구, 진화비밀 캤다

생명공학연구원…대장균 4만 세대 유전자 분석

진화는 유전자가 몇 천 번에 걸쳐 크게 바뀌어 개체가 환경에 적응하면 이어서

수 만 번에 걸쳐 유전자가 조금씩 바뀌는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대부분 개체에 유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시스템 연구본부 김지현 유동수 박사

팀이 미국 미시간주립대, 프랑스 조셉푸리에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20년 동안 대장균을

4만 세대 이상 증식시키면서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판 18일자에 파급효과가 큰 연구결과를

급히 보고하는 형식인 ‘아티클 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진은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 대장균을 이용해 여러 세대에 거쳐 일어나는 진화

과정을 추적해 조상 균주가 4만 세대까지 진화하도록 하고 2000, 5000, 1만, 1만5000,

2만, 4만 세대째의 세포를 분리해 님블젠과 일루미나 등의 차세대 염기서열 해독기법을

이용해서 유전자의 차이를 분석했다.

참고로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는 20만 년 전에 지구상에 출현해 지금까지

약 8000 세대가 진화했다. 

이번 연구결과 환경 조건이 일정하게 유지돼도 유전체의 변이 속도와 환경 적응도

간의 관계는 일정치 않았다. 돌연변이는 2만 세대까지 시간에 비례해 일정하게 증가한

반면 환경에 대한 적응도는 진화 초기인 약 2000세대까지만 처음의 1.5배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하다가 이후에는 증가 폭이 점차 감소하면서 2만 세대에는 0.34배 정도

증가하는 데 그친 것.

또 단백질 부위의 돌연변이는 모두 아미노산 서열이 바뀌는 형태로 진행됐고 대부분의

돌연변이가 개체에 유익한 방향으로 나타났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뇌를 키우는 쪽으로

진화를 했다면 초기 단계에는 뇌의 진화가 급격히 일어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가

천천히 진행되는 것이다.

김지현 박사는 “사람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진화의 양상은 비슷할 것”이라며

“다윈의 종의 기원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연변이가 생물의 생존에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 처음에는 생존을 위해 변이 정도가

큰 것이 먼저 나타나지만 환경에 적응한 뒤에는 생존에 비교적 적게 영향을 끼치는

돌연변이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10년 가까이 중점적으로 진행해 온 연구가 다윈 탄생 200주년 및

‘종의 기원’ 출판 15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생명체의 진화 메커니즘을 밝히려는

노력에 기여하게 돼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유동수 연구원은 “많은 실험에서 대장균이 이용되고 있고 많은 기능이 밝혀진

것은 사실이지만 진화 연구 분야에서 시간에 따른 변이와 함께 나타나는 환경 적응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데 매우 중요한 균주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생물유전체프론티어 사업단 오태광 단장은 “미생물 및 유전체 이용 기술은

바이오 경제를 이끌어갈 주역”이라며 “이 연구 성과를 이용하면 산업적인 응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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