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잘될거야” 카드 큰힘

몸아픈 사람에겐 격려 많아도 정신질환자엔 대부분 냉담

몸이 아픈 사람에게는 문병을 가고 격려 메시지도 보내지만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

환자에게 사람들은 모두 냉담하며, 주변 사람들의 이런 태도가 증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왕립정신과학회가 정신 질환을 가진 환자 13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중 절반이 격려 카드 같은 것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결과는 몸이 아픈 사람의 3분의 2가 격려 전화나 카드를 받는 것과 대조됐다.

정신질환자 중 “좋아질거야” 같은 격려 문구가 담긴 카드 등을 받으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80%나 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왕립정신과학회는 곧 “지금 널 생각하고 있어.

상태가 곧 좋아지길 바래” 문구가 쓰여진 카드 2가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학회의 교육담당 피터 베이런 박사는 “지난 20년 동안 정신과 현장에서 일한

경험으로 보면 사람들은 정신질환자에 대해 대부분 철저한 편견을 갖고 있다”며

“사람들은 정신질환자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입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판되고 있는 위로 카드의 메시지는 정신질환자에게 적절하지 않은 내용도

있다”며 “카드나 선물은 바깥 세상과 정신과 입원 환자를 연결해 주는 고리이며

‘관심 받고 있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 줘 치료에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유방암과 우울증을 경험한 영국 BBC 방송의 진행자 트리샤 가다드는 “유방암에

걸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힘 내라는 엽서가 산더미 같이 쌓였지만 우울증으로 입원했을

때는 세상에 나 혼자 남은 것처럼 어떤 격려의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밝혔다.

왕립정신과학회는 “정신지체, 자폐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기 쉽다”며 “이런

왕따는 환자들을 더욱 위축시키므로 주변의 격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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