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무서워 멀쩡한 유방 잘라내

더 오래 산다는 증거 없는데도 미국에서 10년만에 2배로

한 쪽 유방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예방 차원에서 다른 쪽 멀쩡한 유방을 잘라내는

사례가 2배로 늘었다는 미국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런 예방 차원의 유방

절제는 암 생존율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해 문제로 지적됐다.

미국 로스웰파크 암연구소의 스티븐 엣지 박사 팀은 뉴욕 주 자료를 통해 한쪽

유방에 암이 발생한 여성 중 암에 걸리지 않은 쪽 유방까지 잘라낸 경우가 1995년

300여 건에서 2005년 680여 건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양쪽 유방을 모두 잘라내는

경우가 전체 유방암 환자의 2%에서 4%로 두 배 늘어난 것이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여성이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예방적

조치로 유방을 잘라낸 경우도 같은 기간 106건에서 128건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이렇게 예방적 차원에서 멀쩡한 유방을 절제하는 것이 유방암 예방에 좋다는

근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유전적 요인 때문에 한 쪽 유방에 암이 생긴 환자는

다른 쪽 유방에도 암이 생길 확률이 80%지만, 유전적 요인의 유방암은 전체의 5~10%로

적은 편이다.

엣지 박사는 “멀쩡한 유방을 잘라낸다고 암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거의 없다”며 “멀쩡한 유방을 잘라내는 수술을 하다 출혈, 신경 절단, 감염 등으로

위험이 닥칠 수도 있으므로 예방적 차원의 수술을 하기 전에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미국에서 사망 원인 6위이며, 한국에선 10만 명 당 37.3명이 걸려 여성

암 1위를 차지하고 있다(보건복지가족부 국가암정보센터 자료).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암학회가 발간하는 세계적 학술지 ‘암(Cancer)’에 28일

발표됐고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공영 라디오 방송 NPR 온라인판 등이

28일 소개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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