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도 듣고 배운다?

파블로프 실험에 반응하는 식물인간은 회복도 가능

의식이 없는 식물인간이라도 일부는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면서 새로운 내용을

배우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렇게 배우는 식물인간은 상태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트리스탄 베킨슈타인 교수 팀은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

22명에게 조건반사를 일으키는 실험을 했다. 소리를 들려 준 뒤 눈에 공기를 훅 하고

불어 주는 실험이었다. 25분간 70번씩 소리와 바람불기를 하자 일부 환자들의 눈은

소리만 들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눈에는 전극이 부착돼 근육의 움직임을 측정했다.

‘소리가 들리면 곧 눈에 바람이 불어진다’는 내용을 일부는 배웠지만 일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반응을 보인 환자들 중 80%는 나중에 증상이 개선됐다.

마취 상태의 정상인을 상태로 동일한 조건반사 실험을 한 결과 대부분 아무런

반응이 없어, 의식이 완전히 없는 상태에서는 조건반사 반응을 배울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킨슈타인 교수는 “현재의 의학적 측정 방법으로는 이들 22명이 ‘의식이 없는

식물인간’으로 분류된다”며 “우리가 아직 모르는 최소한의 의식 상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법은 특별한 장비 없이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어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환자가 최소한의 의식을 유지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치료 경과는 어떨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실험 대상이 22명으로 너무 적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앞으로 더 정교한 방법으로, 더 많은 식물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면 식물인간에

대한 새로운 진단 기준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발표됐으며

영국방송 BBC 온라인 판 등이 20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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