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마비 환자 다시 걸을 수 있다?

척수마비된 상태로 쥐 걷게 하는 실험 성공

척수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쥐에게 약물 투여, 전기 자극 등을 주어 끊어진

척수를 잇지 않고도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에서 걷게 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레지 에드거튼 교수 팀은 척수마비로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쥐에게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주입하고 끊어진 척수의 바로 아래 부위에 낮은 전기 자극을 주면서 쥐를 트레드밀

위에 올려놓아 걷게 했다.

그러자 쥐 척수의 ‘운동리듬 발생 회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쥐의 뒷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약물주입과 전기자극을 주면서 트레드밀 훈련을 계속하자 쥐는

자신의 몸무게를 완전히 지탱하면서 앞으로, 뒤로, 옆으로까지 걸을 수 있게 됐다.

단, 뇌와 척수의 연결이 끊어져 있기 때문에 트레드밀 위가 아니면 쥐는 자발적으로

걷지는 못했다.

에드거튼 교수는 “척수에는 뇌로부터 명령을 받지 않아도 다리를 리듬있게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회로가 있다”며 “그간 이 회로를 작동시켜 척수마비 환자를 걷게 하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이번 실험 결과처럼 쥐가 자신의 몸무게를 완전히 지탱하면서 여러

방향으로 걷게 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약물과 전기 자극으로 척수의 다리 움직임 기능을 일부 회복하는 이러한 방법은

앞으로 사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또한 척수의 운동리듬

발생 회로를 되살리면 로봇 다리 등을 이용해 하반신 마비 환자가 걷도록 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온라인 판에 발표됐으며

국제 논문 보도사이트 뉴스와이즈, 미국 건강웹진 헬스데이 등이 20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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